"기업가 역할 무시한 피케티 자본론은 오류"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 대해 국내 경제학계의 반론이 제기됐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가가 항상 더 많은 소득을 갖는다는 주장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11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사진)은 ‘21세기 자본론의 오류와 한국 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피케티는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의 비율이 높아지면 자본가의 몫이 늘어난다는 전제를 갖고 분배이론을 펼쳤지만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기업이 기술투자를 통해 자본축적을 하면 기업에 우수한 인력이 투입되고 이는 노동소득 증대로 연결된다는 것. 실제로 1980년대 한국은 기술집약적인 산업구조로 탈바꿈했고 그 결과 중산층 확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자본과 노동이라는 피케티의 이분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자본만 있으면 소득이 발생한다는 생각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업들이 쌓은 저축이 실제 투자로 연결되는 데는 기업가들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피케티의 이론에는 기업가의 역할이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자본과 소득에 세금을 많이 물려 분배 문제를 해결하자는 피케티의 주장도 효력을 잃는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