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이번엔 월트디즈니와 '기싸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이번엔 월트디즈니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아마존이 최근 월트디즈니의 최신 영화 DVD 등의 예약 판매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 측은 현재 “판매가 재개되면 고객에게 알리겠다”는 통보문만 공개한 상태다. 1994년 창업 이후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경영철학으로 성공 신화를 써온 아마존이 특정 제품을 잇따라 보이콧하면서 반(反)아마존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WSJ는 아마존이 최근 월트디즈니 측과 수수료 배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판매 중단이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가 중단된 상품은 ‘캡틴 아메리카 더 윈터 솔저’ ‘말레피센트’ 등 월트디즈니의 최근 흥행작이다. 업계는 아마존이 출판업계를 고사(枯死)시키고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도 장악할까 우려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5월부터 프랑스 대형 출판사 아셰트와도 비슷한 방식의 수수료 분쟁을 치르고 있다. 아셰트와의 수익 배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아셰트의 책 배송 기간을 한 달가량 늘리고 이 출판사 책의 할인판매와 예약 주문을 중단했다.

아마존은 이처럼 유통망을 조이는 방식으로 콘텐츠 제작사들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으면서 “아마존의 횡포가 도를 넘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스티븐 킹, 존 그리샴 등 작가 909명은 “아마존은 작가들의 생계를 담보로 출판사와 벌이고 있는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뉴욕타임스(NYT) 2개 면에 걸쳐 광고를 실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