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도자만이 산다는 팬택의 교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추격자 전략의 한계 부딪힌 팬택
선진국엔 뒤지고 중국엔 잡히기 전
개방·혁신 통한 창조경제 실천해야"
이민화 < KAIST 초빙교수·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
선진국엔 뒤지고 중국엔 잡히기 전
개방·혁신 통한 창조경제 실천해야"
이민화 < KAIST 초빙교수·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
결국 팬택이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치열한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은 휴대폰의 원조인 모토로라,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조차 도태시켰다. 수많은 스마트폰 회사 중 제대로 이익을 내는 회사는 애플과 삼성 두 회사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벤처 기업인 팬택이 그동안 버텨낸 것만 해도 대단했다고 할 정도가 아닌가 한다.
창조적 도전을 하는 벤처에서 실패는 매도할 것이 아니라, 학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크게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의 팬택 전략과 국가 차원에서의 패러다임 변화가 아닌가 한다.
우선 개별 기업으로서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창업자가 삐삐사업에서 시작해 휴대폰 열풍을 타고 성공 가도에 들어섰다. 당시 텔슨, 세원, 어필텔레컴 등과 더불어 휴대폰 기술의 혁신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결국 삼성과 LG라는 전통의 거인들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제품의 생명주기에 따른 기업 전략의 변화를 다시 강조하게 된다.
기술 혁신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벤처가 산업을 이끄나, 시장 규모가 지배하는 시대에는 대기업이 산업을 이끈다. 이제 세계 스마트폰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기술 혁신이 아니라 시장지배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팬택은 삼성, LG와 같은 규모의 경제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중국의 샤오미와 같은 혁신의 틈새를 발굴해 내지 못했다. 그 결과 냉혹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샤오미는 제조의 외주와 유통의 온라인화를 통해 유연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벤처의 핵심 전략은 혁신을 주도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팬택의 재기는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의 영역을 어떻게 발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 측면에서도 배울 바가 크다. 팬택은 삼성과의 경쟁이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앞서가고 있다. 과거 문화혁명 시절 정체됐던 중국과 같이 이제는 한국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과거 전략에 매달리고 있다. 남들을 따라가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전략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신호가 바로 세월호 사건, 윤 일병 사건, 그리고 팬택의 추락이다. 이제는 추격자 전략으로는 도저히 중국을 당해낼 수 없음이 명확해지고 있다. 이는 팬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산업 전반의 문제다. 창조성에 기반한 선도자(1st mover) 전략으로의 전환만이 한국 경제호가 살 길이다. 창조경제의 신속한 실천만이 제2, 제3의 팬택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한국의 갑을 문화에 기반한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거래는 이번 기회에 미국 수준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왜곡된 보조금 제도에 대한 정부의 역할도 아쉬운 부분이다. 창조경제의 바탕은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보장하는 공정거래에 있음을 다시 강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팬택 사태는 대한민국이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라는 또 하나의 소중한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직도 대립적 시각으로 과거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정치권과, 혁신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행정부의 일대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개방과 혁신을 하라는 세월호의 교훈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민화 < KAIST 초빙교수·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
창조적 도전을 하는 벤처에서 실패는 매도할 것이 아니라, 학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팬택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배울 것은 크게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의 팬택 전략과 국가 차원에서의 패러다임 변화가 아닌가 한다.
우선 개별 기업으로서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창업자가 삐삐사업에서 시작해 휴대폰 열풍을 타고 성공 가도에 들어섰다. 당시 텔슨, 세원, 어필텔레컴 등과 더불어 휴대폰 기술의 혁신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결국 삼성과 LG라는 전통의 거인들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제품의 생명주기에 따른 기업 전략의 변화를 다시 강조하게 된다.
기술 혁신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벤처가 산업을 이끄나, 시장 규모가 지배하는 시대에는 대기업이 산업을 이끈다. 이제 세계 스마트폰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기술 혁신이 아니라 시장지배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팬택은 삼성, LG와 같은 규모의 경제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중국의 샤오미와 같은 혁신의 틈새를 발굴해 내지 못했다. 그 결과 냉혹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샤오미는 제조의 외주와 유통의 온라인화를 통해 유연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벤처의 핵심 전략은 혁신을 주도하는 데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팬택의 재기는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의 영역을 어떻게 발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 측면에서도 배울 바가 크다. 팬택은 삼성과의 경쟁이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앞서가고 있다. 과거 문화혁명 시절 정체됐던 중국과 같이 이제는 한국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과거 전략에 매달리고 있다. 남들을 따라가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전략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신호가 바로 세월호 사건, 윤 일병 사건, 그리고 팬택의 추락이다. 이제는 추격자 전략으로는 도저히 중국을 당해낼 수 없음이 명확해지고 있다. 이는 팬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산업 전반의 문제다. 창조성에 기반한 선도자(1st mover) 전략으로의 전환만이 한국 경제호가 살 길이다. 창조경제의 신속한 실천만이 제2, 제3의 팬택 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한국의 갑을 문화에 기반한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거래는 이번 기회에 미국 수준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왜곡된 보조금 제도에 대한 정부의 역할도 아쉬운 부분이다. 창조경제의 바탕은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보장하는 공정거래에 있음을 다시 강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팬택 사태는 대한민국이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라는 또 하나의 소중한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직도 대립적 시각으로 과거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정치권과, 혁신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행정부의 일대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개방과 혁신을 하라는 세월호의 교훈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민화 < KAIST 초빙교수·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