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투자자일수록 수익률은 좋지 않을 것이란 선험칙이 사실로 확인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약 5만3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회전율(평균자산 대비 주식 매매금액)이 클수록 수익률이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발표했다. 작년 한 해 이 회사를 통해 주식을 거래한 고객을 회전율에 따라 10개 그룹으로 나눠 수익률을 비교했다.

회전율이 평균 4.9%로 가장 낮은 그룹은 작년 평균자산 대비 3.9%에 해당하는 손실을 봤다. 회전율이 2234%로 가장 높았던 그룹의 손실이 19.8%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전한 결과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72% 상승했다.

회전율과 수익률의 반비례는 회전율이 360% 이상일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성원 한화투자증권 리테일지원실장은 “이번 조사로 높은 회전율이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거래에 따라는 수수료와 세금 등 비용지출이 수익에 비해 과다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거래를 거의 안 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매매를 통해 자산을 관리해주는 고객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 10개 그룹 중 회전율이 낮은 순으로 3~6번째(평균 회전율 39~146%)에 해당하는 그룹이 작년 가장 적은 1.1%에서 1.8%의 손실을 입었다. 서 실장은 “주식 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면 단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보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 원칙을 세우고 얼마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프라인 계좌는 영업 전담 관리자가 있는 경우 없을 때에 비해 수익률이 나쁜 것으로 나왔다. 관리를 받은 고객 계좌 수익률이 회전율에 따라 2.8~6%포인트 더 낮았다. 영업직원들이 고객에게 불필요한 거래를 유도해왔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내부 조사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