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주춤해진 감도 없지 않지만 한류문화는 한동안 국내외의 관심사였다. 2000년을 전후해 몇몇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열기는 2000년대 중후반 아시아 국가의 K팝 열풍으로 이어졌다. 열풍을 타고 문화 콘텐츠 수출은 꽤 성과를 냈다. 게임을 제외하고도 방송 출판 음악 캐릭터의 수출은 2005년 이후 계속 증가해 2012년엔 19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한류열기가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 수출로 이어진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수출만이 아니었다. 어제 현대경제연구원의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파급은 여러 갈래였다. 당장 문화 콘텐츠 수출이 1% 늘어나면 같은 해 소비재수출을 0.038% 견인하는 게 된다. 다음 연도 방한 관광객도 0.019% 증가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 외국인직접투자(FDI)도 0.08~0.09% 증대시킨 것으로 나왔다. 아시아인의 방한에 따른 여행수입이 2007년 33억달러에서 2012년 97억달러로 늘어난 것이나, 한국 서비스업에 대한 중국의 FDI가 2001년 2억달러에서 2012년 24억달러, 2013년 14억달러로 급증한 것도 한류열풍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18만명 고용창출을 목표로 한 최근 정부의 7대 유망서비스산업 육성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분명하다. 우리 경제의 근간을 제조업에서 서비스 쪽으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문화 콘텐츠도 국제경쟁력이 있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2008년 2000만달러였던 음악 수출이 2012년 2억3000만달러로 늘어난 것처럼 문화 콘텐츠는 그 자체로도 유망 수출품목이면서 한국 제조업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점도 중요하다.

결국 문화에도 투자가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인재가 몰리고 수준 높은 콘텐츠가 생산된다. 국내외 투자를 유도하려면 낡은 규제의 철폐가 선결과제임은 물론이다. 문화의 특성상 민간의 자율과 창의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감동거리를 만들어내면 경제적 성과는 따라온다. 정책 일관성도 필요하다. 콘텐츠는 하루아침에 숙성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