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경제학자 총회] "경제 발전할수록 자본가의 몫 줄어…시장이 富 재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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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펠르랭 소사이어티 홍콩 총회 현장 리포트
멜처 회장, 피케티 조목조목 비판
美·스웨덴 등 增稅 덕에 성장한 것 아니다
재분배 요구 많은 佛선 되레 '젊은이 탈출'
멜처 회장, 피케티 조목조목 비판
美·스웨덴 등 增稅 덕에 성장한 것 아니다
재분배 요구 많은 佛선 되레 '젊은이 탈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의 좌장 앨런 멜처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에 날린 비판은 구체적이고 명료했다. 멜처 회장은 “피케티가 사용한 같은 자료를 활용해 나도 분석해 보니…”라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한 증오와 소득 재분배 요구라는 늪에 빠진 프랑스의 젊은이들과 혁신가들이 왜 프랑스를 떠나는지 피케티에게 되물었다.
○“증세로 복지국가 되는 것 아니다”
멜처 회장은 우선 경제가 발전할수록 자본가들에게 소득이 집중된다는 피케티의 전제부터 반박했다. 그는 “자본은 희소하기 때문에 초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지만 투자가 늘어나고 자본이 축적되면서 전체 소득 중 자본가들로 가는 몫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이는 피케티가 세운 핵심적인 가정에 반대되는 것이다.
멜처 회장은 상위 1%의 소득계층에 고율의 세금을 물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득을 재분배해야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피케티의 주장도 맞받아쳤다. 1910년 20~25%이던 소득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1980년 5~8%로 떨어진 미국 영국 스웨덴 호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등 7개국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이들 7개 국가에서 소득 상위 1% 계층의 소득이 떨어진 이유가 이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고 소득을 저소득층에 재분배했기 때문이라고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7개국 대부분에서 소득 상위층에 대한 소득세율이 높아지고 복지 지출이 증가한 것은 오히려 소득 상위 1%의 소득비중이 1910년대 정점에서 1980년 바닥까지 떨어지고 난 뒤였다는 것. 상위 소득자에 대한 증세가 복지국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멜처 회장은 이들 국가가 복지국가로 올라선 것은 세금이 아니라 교육·기술·기업혁신·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 초 미국은 수백만명의 비숙련 이민자를 흡수했다”며 “그들은 미국에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실업률 나아졌나”
멜처 회장은 또 2001~2005년 5개국의 상위 1%의 소득비중과 경제성장률을 비교하기 위해 피케티의 홈페이지에서 얻은 몇 가지 자료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소득 재분배와 5년간의 경제성장률 간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의 상위 1% 소득비중은 전체 소득의 12~14%를 차지했고, 이들 국가의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3.7%, 0.6%, 1.6%였다. 반면 “네덜란드의 상위 1% 소득비중이 약 6%, 스웨덴 약 7%, 프랑스는 약 8%에 불과했지만 경제성장률은 각각 0.8%, 2.3%, 0.9%에 그쳤다”는 것이다.
멜처 회장은 이어 개발도상국으로 지난 수십년간 발전을 거듭해온 한국 중국 멕시코 등이 피케티의 오류를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들 국가에서 중산층의 성장과 소득분배 격차 축소가 이뤄진 것은 국민과 기업들이 새 기술을 습득하고 생산성을 높여 얻은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피케티의 모국인 프랑스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고 비판했다. 멜처 회장은 “프랑스는 그동안 높은 세금으로 상위 1%의 소득비중을 낮게 유지해왔는데 그 대가는 혹독할 정도로 비쌌다”며 “많은 젊은이들과 혁신가들이 프랑스를 떠나 영국과 다른 나라로 건너갔고 취약계층의 실업률은 여전히 나아질 줄을 모른다”고 꼬집었다. ■ 토마 피케티 - 프랑스의 좌파 경제학자
올해 ‘21세기 자본론’을 펴내 전 세계적으로 ‘피케티 열풍’을 일으킨 프랑스의 좌파 경제학자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면 소득 불평등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세계적으로 고소득층에 최고 60%의 소득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아 파문을 일으켰다.
■ 앨런 멜처 -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회장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로 2012년부터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역사 연구에 천착한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재정난에 빠진 남부유럽 국가들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한시적으로 북유럽 국가들과 환율을 다르게 적용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홍콩=김홍열 기자 omeon@hankyung.com
멜처 회장은 우선 경제가 발전할수록 자본가들에게 소득이 집중된다는 피케티의 전제부터 반박했다. 그는 “자본은 희소하기 때문에 초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지만 투자가 늘어나고 자본이 축적되면서 전체 소득 중 자본가들로 가는 몫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이는 피케티가 세운 핵심적인 가정에 반대되는 것이다.
멜처 회장은 상위 1%의 소득계층에 고율의 세금을 물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득을 재분배해야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피케티의 주장도 맞받아쳤다. 1910년 20~25%이던 소득 상위 1%의 소득 비중이 1980년 5~8%로 떨어진 미국 영국 스웨덴 호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등 7개국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이들 7개 국가에서 소득 상위 1% 계층의 소득이 떨어진 이유가 이들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고 소득을 저소득층에 재분배했기 때문이라고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7개국 대부분에서 소득 상위층에 대한 소득세율이 높아지고 복지 지출이 증가한 것은 오히려 소득 상위 1%의 소득비중이 1910년대 정점에서 1980년 바닥까지 떨어지고 난 뒤였다는 것. 상위 소득자에 대한 증세가 복지국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멜처 회장은 이들 국가가 복지국가로 올라선 것은 세금이 아니라 교육·기술·기업혁신·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 초 미국은 수백만명의 비숙련 이민자를 흡수했다”며 “그들은 미국에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임금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실업률 나아졌나”
멜처 회장은 또 2001~2005년 5개국의 상위 1%의 소득비중과 경제성장률을 비교하기 위해 피케티의 홈페이지에서 얻은 몇 가지 자료를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소득 재분배와 5년간의 경제성장률 간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의 상위 1% 소득비중은 전체 소득의 12~14%를 차지했고, 이들 국가의 5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3.7%, 0.6%, 1.6%였다. 반면 “네덜란드의 상위 1% 소득비중이 약 6%, 스웨덴 약 7%, 프랑스는 약 8%에 불과했지만 경제성장률은 각각 0.8%, 2.3%, 0.9%에 그쳤다”는 것이다.
멜처 회장은 이어 개발도상국으로 지난 수십년간 발전을 거듭해온 한국 중국 멕시코 등이 피케티의 오류를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들 국가에서 중산층의 성장과 소득분배 격차 축소가 이뤄진 것은 국민과 기업들이 새 기술을 습득하고 생산성을 높여 얻은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피케티의 모국인 프랑스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고 비판했다. 멜처 회장은 “프랑스는 그동안 높은 세금으로 상위 1%의 소득비중을 낮게 유지해왔는데 그 대가는 혹독할 정도로 비쌌다”며 “많은 젊은이들과 혁신가들이 프랑스를 떠나 영국과 다른 나라로 건너갔고 취약계층의 실업률은 여전히 나아질 줄을 모른다”고 꼬집었다. ■ 토마 피케티 - 프랑스의 좌파 경제학자
올해 ‘21세기 자본론’을 펴내 전 세계적으로 ‘피케티 열풍’을 일으킨 프랑스의 좌파 경제학자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면 소득 불평등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세계적으로 고소득층에 최고 60%의 소득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아 파문을 일으켰다.
■ 앨런 멜처 -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회장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로 2012년부터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역사 연구에 천착한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재정난에 빠진 남부유럽 국가들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한시적으로 북유럽 국가들과 환율을 다르게 적용해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홍콩=김홍열 기자 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