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투자 유망…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관심 가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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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대비용 부동산은
은행들이 주력으로 내놓는 예·적금 상품의 금리조차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이자 소득으로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연이율 2%짜리 예금에 10억원을 넣어둔다고 해도 세금(소득세 15.4%)를 빼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매달 141만원에 불과하다. 은행에 돈을 넣어뒀다가는 재산상 손해도 우려된다. 은행 금리가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1.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고 신경쓸 일이 많더라도 요모조모 따져서 투자하면 연 5~6%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달 한국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재테크의 핵심으로 부동산을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가에 몰리는 자금
한경 설문조사에서 수익형 상가를 유망 부동산으로 추천한 PB는 50%에 달했다. 저금리 시대의 좋은 대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내수 부양 정책을 펴면서 세입자들의 소득 증가가 예상되고 덩달아 임대수익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상가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고정 수입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상가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상품이라고 추천한다.
은퇴자들은 특히 거주용 주택과 임대소득용 상가가 합쳐진 ‘점포 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을 주의깊게 볼 만하다. 실제로 지난달 위례신도시 내 상가주택 용지는 45필지 분양에 1만7531명의 청약자가 몰려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최고 청약 경쟁률이 2746 대 1, 평균 경쟁률 390 대 1로 청약 증거금만 5276억원에 달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신도시와 혁신도시 상가주택 용지는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며 “위례신도시에서 상가주택 용지가 처음 선보여 수요가 몰렸는데 은퇴자와 예비 은퇴자도 청약에 적극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가에 대한 관심은 비단 상가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LH가 올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공급한 단지 내 상가는 총 31개 단지 197개 점포로, 하나도 남김없이 팔렸다. 서울 마곡지구나 위례신도시처럼 새로 조성되는 지역의 상가도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경매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서울 대조동 근린상가는 감정가격(19억4311만원)의 151%인 29억39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상가업계 관계자는 “상가가 저금리 시대의 첫 번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은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월세소득과 자산 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나섰다가는 얼마 되지 않는 은퇴자금마저 까먹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가장 유의할 점은 공실이다. 공실이 생기면 임대료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리비 부담도 커진다. 보통 몰링형 상가(한 곳에서 쇼핑·여가생활 등을 다할 수 있는 공간)는 최저 관리비가 계약면적 3.3㎡당 1만원대고, 일반 근린생활용 플라자상가는 3000원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관리비 부담이 소유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은퇴자들은 임대수익을 올리기는커녕 거꾸로 퇴직금 등 종잣돈까지 축낼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주목받는 오피스텔
저금리 시대는 공급 과잉 우려와 수익률 악화로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공실이 나면 임대수익이 급감하고 각종 수리비도 드는 탓에 연 5~6% 수익률에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 5%만 해도 어디냐’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했을 때 계약률이 매우 저조했으나 지난달부터는 하루에 6~7실씩 계약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출금리로 연 6% 이상은 생각해야 했지만 요즘은 연 3%대에도 가능해졌다”며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줄어 임대료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져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고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분양가도 부담스럽지 않게 책정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정부가 오피스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바꾸지 않았고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현실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구입할 때는 지역별 공급 현황과 주변 임대 수요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오피스텔 관리를 전문 대행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은퇴 후 소일거리로 하겠다고 생각하면 든든한 은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에도 관심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집값이 오른다는 주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 대책에 따른 것이다. 대출금 한도를 제한하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IT)이 완화된 데다 이달 1일에는 재건축 규제까지 풀렸다. 재건축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안전진단 통과 문턱이 크게 낮아져 주민들의 동의만 있으면 지금보다 한결 쉽게 재건축에 나설 수 있다. 9·1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줄어드는 서울 아파트는 256개 단지(100가구 이상) 18만가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이유에서 유망 부동산으로는 단연 재건축 아파트가 꼽힌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자체 분석 결과 이달 첫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은 0.26%로 일반 아파트 상승률(0.06%)의 네 배를 웃돌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목동과 상계동 등 재건축 완화의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도 관심이 높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재건축 의지가 확실한 곳을 선택하는 곳이 좋다.
은퇴자들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할 때 대형 아파트 한 채 대신 소형 아파트를 두 채를 받는 이른바 ‘1+1’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본인이 거주할 집에다 월세를 줄 수 있는 집까지 더 마련할 수 있어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발품을 팔고 신경쓸 일이 많더라도 요모조모 따져서 투자하면 연 5~6%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달 한국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 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재테크의 핵심으로 부동산을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가에 몰리는 자금
한경 설문조사에서 수익형 상가를 유망 부동산으로 추천한 PB는 50%에 달했다. 저금리 시대의 좋은 대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내수 부양 정책을 펴면서 세입자들의 소득 증가가 예상되고 덩달아 임대수익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상가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퇴 후 고정 수입이 필요한 은퇴자들에게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상가는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상품이라고 추천한다.
은퇴자들은 특히 거주용 주택과 임대소득용 상가가 합쳐진 ‘점포 겸용 단독주택(상가주택)’을 주의깊게 볼 만하다. 실제로 지난달 위례신도시 내 상가주택 용지는 45필지 분양에 1만7531명의 청약자가 몰려 높은 인기를 반영했다. 최고 청약 경쟁률이 2746 대 1, 평균 경쟁률 390 대 1로 청약 증거금만 5276억원에 달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신도시와 혁신도시 상가주택 용지는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며 “위례신도시에서 상가주택 용지가 처음 선보여 수요가 몰렸는데 은퇴자와 예비 은퇴자도 청약에 적극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가에 대한 관심은 비단 상가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LH가 올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공급한 단지 내 상가는 총 31개 단지 197개 점포로, 하나도 남김없이 팔렸다. 서울 마곡지구나 위례신도시처럼 새로 조성되는 지역의 상가도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경매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 서울 대조동 근린상가는 감정가격(19억4311만원)의 151%인 29억39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상가업계 관계자는 “상가가 저금리 시대의 첫 번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은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월세소득과 자산 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나섰다가는 얼마 되지 않는 은퇴자금마저 까먹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가장 유의할 점은 공실이다. 공실이 생기면 임대료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리비 부담도 커진다. 보통 몰링형 상가(한 곳에서 쇼핑·여가생활 등을 다할 수 있는 공간)는 최저 관리비가 계약면적 3.3㎡당 1만원대고, 일반 근린생활용 플라자상가는 3000원대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사장은 “세입자를 찾지 못하면 관리비 부담이 소유자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은퇴자들은 임대수익을 올리기는커녕 거꾸로 퇴직금 등 종잣돈까지 축낼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주목받는 오피스텔
저금리 시대는 공급 과잉 우려와 수익률 악화로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오피스텔 시장에까지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공실이 나면 임대수익이 급감하고 각종 수리비도 드는 탓에 연 5~6% 수익률에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 5%만 해도 어디냐’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했을 때 계약률이 매우 저조했으나 지난달부터는 하루에 6~7실씩 계약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팀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출금리로 연 6% 이상은 생각해야 했지만 요즘은 연 3%대에도 가능해졌다”며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줄어 임대료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져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고 분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분양가도 부담스럽지 않게 책정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정부가 오피스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바꾸지 않았고 공급 과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현실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구입할 때는 지역별 공급 현황과 주변 임대 수요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오피스텔 관리를 전문 대행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은퇴 후 소일거리로 하겠다고 생각하면 든든한 은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에도 관심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집값이 오른다는 주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 대책에 따른 것이다. 대출금 한도를 제한하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IT)이 완화된 데다 이달 1일에는 재건축 규제까지 풀렸다. 재건축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던 안전진단 통과 문턱이 크게 낮아져 주민들의 동의만 있으면 지금보다 한결 쉽게 재건축에 나설 수 있다. 9·1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줄어드는 서울 아파트는 256개 단지(100가구 이상) 18만가구로 집계됐다.
이 같은 이유에서 유망 부동산으로는 단연 재건축 아파트가 꼽힌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자체 분석 결과 이달 첫째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은 0.26%로 일반 아파트 상승률(0.06%)의 네 배를 웃돌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목동과 상계동 등 재건축 완화의 효과가 기대되는 지역도 관심이 높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할 때는 재건축 의지가 확실한 곳을 선택하는 곳이 좋다.
은퇴자들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할 때 대형 아파트 한 채 대신 소형 아파트를 두 채를 받는 이른바 ‘1+1’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본인이 거주할 집에다 월세를 줄 수 있는 집까지 더 마련할 수 있어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