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중장년 여성들의 울림 “고지 아르바이트, 진군 앞으로!”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연령층대 여성 구직자의 아르바이트 시장 유입 속도가 말 그대로 ‘물 밀 듯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이에 대한 자료를 모아온 인터넷 사이트가 제공한 아래 그래프에서 맨 오른쪽인 가장 최근의 사례는 80~90도 급경사의 절벽과 닮은꼴입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알바몬 제공]
/경단녀, 알바시장 진입 폭증 그래프...알바몬 제공
/경단녀, 알바시장 진입 폭증 그래프...알바몬 제공
자료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포털 알바몬이 2005년부터 올해 2014년까지 10년 동안 7월 한 달 사이 신규로 이력서를 등록한 35세 이상 연령층의 구직자만 따로 집계해 분석한 건데요.

이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새로 등록한 기준 연령대의 구직자 이력서는 총 5054건. 이 수치는 10년 전 2005년의 그것인 699건 보다 무려 7.2배 높습니다.

남녀를 구분해 보면 35세 연령층의 아르바이트 시장으로의 유입이 왜 이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 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바로 여성의 진입 증가가 견인하고 있습니다.

2005년 7월 한 달, 여성의 이력서는 335건에 머물다 10년 뒤 3342건의 무려 1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남성의 증가율은 4.7배 [363건에서 1712건으로]에 머문 것과 대비됩니다.

35세 이상 연령층의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유입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원래부터 여성이 남성 보다 더 높은 게 아니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년 전 2005년엔 남성이 여성 보다 약간 우세 (1.1배)했습니다. 1년 뒤 2006년 처음 여성이 남성을 앞선 뒤 줄곧 우세를 보이다 올 들어선 건수가 2배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35세를 넘은 중장년층이 과거 대학생 중심의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대거 유입하는 현상은 정규직에 편입하지 못한 이 연령대의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춘 결과란 풀이입니다.

김화수 알바몬 대표는 “소위 ‘경단녀’ (경력단절여성)들이 서비스업, 유통 및 판매 업종 위주로 재취업에 나서면서 최근 이 같은 현상이 가속하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35세 이상 중장년층의 이력서의 특징은 ‘장기 근무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20대가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영업 및 생산직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이 꼽힙니다.

실제 이 통계 자료 (올해 7월)에서 희망근무 기간에 대해 ‘1년 이상 희망하는’ 이력서의 비중은 3분의 2 (67.5%)를 넘어서고 ‘6개월 ~ 1년’이 12.7%로 뒤를 잇습니다.

반면 단기직 (1주일 이하 ~ 6개월 이하)을 원한 이력서는 기간별로 각각 4~5%의 비중에 머물렀습니다. 1년 이상 장기직 선호도는 여성이 71.3%로 남성의 59.4% 보다 10%포인트 (P)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이력서에서 희망한 업종을 살펴보면 1위는 서비스직, 유통/판매 업종입니다. 그러나 20대들이 기피하는 생산/건설/노무와 고객상담/리서치/영업 업종이 나란히 상위권에 위치하는데요.

두 업종은 각각 성별에 따른 선호도 비중에서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도 이색적입니다. 가령 생산/건설/노무는 남성의 비중이 21.1%로 여성 9.4%의 약 2.2배에 달했습니다.

생산/건설/노무 업종의 경우 업무강도로 인해 20대 알바 구직자가 선호하지 않는 대표적인 업종이지만 35세 이상 남성에서는 이력서 등록 비중이 21.1%로 가장 높았습니다.

고객상담/리서치/영업 업종의 경우 여성 선호도가 11.3%로 남성 5.8%에 비해 1.9배 높다는 조사입니다.

알바몬측은 이와 관련 “중장년층의 경우 구직 과정에서 20대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자신의 특장점을 살리는 전략을 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20대가 기피하는 고객상담/영업 업종에서 안정된 말투와 목소리를 앞세워 재취업에 성공하는 경단녀가 많은 것이 대표적 사례라는 게 알바몬측의 분석입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