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수십억원대 배임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피소됐던 축구선수 조재진 씨와 농구선수 현주엽 씨가 누명을 벗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두봉)는 지난 2월 조씨와 현씨가 배임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된 사건을 각하했다고 28일 밝혔다. 각하는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을 때 내리는 법적 처분이다. 이 사건을 검찰로부터 지휘받아 수사해온 강남경찰서 측은 조씨 등을 고소한 시행사 D사 대표 김모씨 등 4명이 고소인 조사에 오랫동안 응하지 않다가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경기 남양주 별내신도시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상가 개발 시행 사업과 관련해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김씨 등은 지난 2월 “조씨와 현씨가 적법한 임원이 아닌데도 주주 결의 없이 10억여원 상당의 계열사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는 등 각종 계약을 무단으로 맺어 시행사와 상가 조합에 수십억원대 피해를 끼쳤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또 당시 대표이사였던 조씨와 이사직에 있던 현씨가 맺은 각종 계약이 문제가 돼 이사회에서 이들을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씨 측은 “계열사 지분을 다른 회사에 넘기는 것에 동의한 건 사실이지만 회사가 당시 파산 상태여서 주식 가치가 거의 없었던 데다 사익이 아닌 사업 정상화를 위해 한 일”이라며 “이사회 역시 위법한 절차로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최근 의정부지검은 “김씨 등이 조씨 등에 대해 이사 해임등기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위·변조된 문서가 사용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김씨 등을 공정증서 원본부실기재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조씨 측을 대리한 김영만 변호사는 “김씨 측으로부터 피소됐던 여러 사건 중 수사가 종결된 사건들에 대해서는 각하 및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이들을 무고 혐의로 역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법적 다툼으로 인해 개발 사업 진행에 많은 애를 먹어 왔다”며 “남은 사건이 정리되는 대로 사업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씨 측은 “회사 측 사정으로 고소를 취하했지만 조씨 등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남은 민·형사 사건들에서 억울함을 벗고 상대 측 잘못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