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하남·김포 등 토지보상 '뭉칫돈'…수도권 땅·집값 달굴까
과천 하남 김포 의왕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지역 토지 소유주들에게 풀릴 토지 보상금이 올 연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추정 보상금액이 2조원을 넘는 데다 보상 지역도 수도권 전역에 퍼져 있어 수도권 토지시장뿐 아니라 신규 분양 및 기존 주택 시장에도 새로운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포 의정부 등 9곳에서 2조원 보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도시개발사업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하는 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지구) 사업 등을 위한 토지 보상이 대부분이다. 하남시 풍산동에선 하남도시공사와 대우건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남마블링시티가 ‘지역현안사업 1지구 도시개발사업’(15만5700㎡)을 위해 이달 말부터 토지주들에게 1457억원가량을 지급할 예정이다. 아스콘공장 등을 이전하고 공동주택 1100여가구와 도시지원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남 지역현안1지구 ‘마블링시티’
하남 지역현안1지구 ‘마블링시티’
다음달엔 김포도시공사가 고촌읍 신곡리 ‘김포신곡7지구(고촌행정타운)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845억원의 토지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곳엔 고촌읍사무소와 고촌보건소, 주민자치센터, 도시공사 등이 입주할 공공복합청사가 들어서고 420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공원이 건설된다.

대형 공공주택지구인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의정부 고신지구도 올 연말 부지 매입을 위한 토지 보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감정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이들 두 곳은 각각 1조원과 5000억원대의 보상금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왕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의왕장안지구 도시개발사업’ 토지보상도 올 연말 집행될 전망이다. 추정 보상금액은 1000억원가량이다. 군포시가 시행자인 군포첨단산업단지는 전체 추정 보상금액 1500억원 가운데 이미 확보된 예산 392억원으로 토지 보상에 착수했고 김포도시철도 사업 토지보상(240억원 추정) 등도 대기 중이다.

보상금 1조1000억원 선으로 추정되는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친수구역조성사업’은 서울시와 환경부의 반대로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의왕 백운지식문화밸리’(추정 보상금액 5000억원)는 금융권 대출약정이 늦춰져 연내 토지 보상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과천·하남·김포 등 토지보상 '뭉칫돈'…수도권 땅·집값 달굴까
○“수도권 부동산 신규 자금원 역할”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도권 대규모 토지 보상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통 토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은 다른 토지나 주택 등으로 재투자된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최근 수도권 토지 보상지역에서 금융 컨설팅을 담당했던 한 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토지주들이 보상받는 금액은 원래 땅 투자금액의 최소 세 배를 웃도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상금 중 상당액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들도 이들 택지지구 주변에 보상팀을 꾸릴 것을 준비하고 있다. 보상팀은 세금, 보상금 컨설팅 및 이의 신청, 자금관리, 향후 투자 상담 등을 맡는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토지 보상금의 절반 정도는 그린벨트 토지 등을 사는 데 쓰인다”며 “나머지는 도심 빌딩이나 주택 등에 재투자되는 형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도 “토지 보상금은 지역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저금리 영향으로 일부 자금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