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개혁 현대重, 기대 반 우려 반
전 임원 사표 등 고강도 개혁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혁안 발표 후 첫 거래일인 13일 약세로 마감하며 1년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하락세에서 조만간 벗어날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주말보다 1.70% 떨어진 11만5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떨어졌다. 전 임원 사표와 조직개편 계획이 발표됐지만 주가는 올초부터 줄곧 약세를 보이며 25만원에서 절반 아래로 하락한 주가 흐름을 되돌리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의 약세는 실적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지난 2분기에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2조8000억원에 그쳤다. 조선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로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13조416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손실은 749억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중공업이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원들의 일괄사표는 경영 정상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며 “3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현재 주가가 저점으로 확인된다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제고되면서 복합기업으로서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중소형 상선을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대형 상선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대중공업은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내년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