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세빛둥둥섬', 새 이름 '세빛섬'으로 빛본다
운영사 선정과 특혜 시비로 3년간 개장이 미뤄진 세빛둥둥섬(사진)이 15일 전면 개장한다. 서울시와 운영 사업자인 효성은 세빛둥둥섬의 새 이름을 ‘세빛섬’으로 확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13일 발표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세계 최대 수상컨벤션 시설로 추진한 세빛섬은 우여곡절 끝에 완공 3년 만에 문을 열게 됐다.

◆축구장 면적 1.4배 인공섬

말 많고 탈 많던 '세빛둥둥섬', 새 이름 '세빛섬'으로 빛본다
서울 반포대교 남단 수상에 건설된 세빛섬은 총면적 9995㎡(축구장 면적의 1.4배)로, 가빛섬·채빛섬·솔빛섬 등 다리로 연결된 3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됐다. 2009년 3월 착공해 사업비 1390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완공됐다.

세 섬 중 가장 큰 가빛섬은 총면적 5478㎡(3층) 규모로 각종 콘퍼런스, 패션쇼, 결혼식 등이 열리는 700석 규모의 수상 컨벤션센터,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꾸며진다. 채빛섬은 3419㎡(3층) 규모로 공연과 식사가 가능한 수상뷔페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17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솔빛섬은 1098㎡(2층) 규모로 전시공간 및 수상레포츠 지원시설로 활용된다. 세 개의 수상섬과 함께 한강반포공원에 조성된 예빛섬은 전시장 및 공연장 등으로 활용된다.

서울시와 효성은 15일 오후 4시에 예빛섬에서 ‘한강의 새로운 문화, 세빛섬이 열어갑니다’를 주제로 개장식을 연다. 세빛섬 전면 개장을 맞아 13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사진전 및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는 소비장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완공 3년 만에 문 열어

세빛섬 운영은 시행사 플로섬의 대주주인 효성이 직접 맡는다. 당초 세빛섬은 플로섬이 30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하는 민간 투자사업(BOT) 방식으로 추진됐다. 플로섬의 최대주주는 57.8%의 지분을 보유한 효성이다.

당초 세빛섬은 완공 직후인 2011년 9월 전면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집중호우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운영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지연됐다.

플로섬의 2대 주주는 29.9%(128억원)의 지분을 보유한 서울시 산하기관 SH공사여서 세금을 낭비한 ‘전시·홍보성 사업’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서울시는 2012년 7월 세빛섬 사업이 시의회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투자비도 기존 662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총체적 부실 속에 추진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의 개장 연기 방침에 효성은 개장이 지연된 3년 동안 200억원이 넘는 추가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서울시와 효성은 완공 2년이 지난 2013년 9월에서야 세빛섬 운영 정상화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양측은 사업 시행사가 세빛섬을 30년 무상 사용하기로 한 기존 협약을 바꿔 20년 무상 사용, 10년 유상 사용으로 변경했다. 또 서울시는 자체 예산 92억원을 세빛섬 공공성 확보에 전액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전면 개장에 따라 세빛섬 사업이 정상 궤도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세빛섬 내 전시·공연 프로그램에 대해 사전 공공성 심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효성 관계자는 “논란을 끝내고 세빛섬이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