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벤디스 "종이 대신 모바일 식권 내고 식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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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식권 서비스 '밀크' 만든 벤디스
사법시험 공부 그만두고 창업…식권 장부 회수 불편없애
기업 총무부에서 환영…직원 위한 복지 플랫폼 꿈꿔
사법시험 공부 그만두고 창업…식권 장부 회수 불편없애
기업 총무부에서 환영…직원 위한 복지 플랫폼 꿈꿔
2011년 1월 법대 4학년이던 조정호 씨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 헌책방에 공부하던 책을 모두 내다 팔았다. 사법시험 1차를 한 달 남겨둔 때였다. 독서실 휴게실에서 TV를 보던 중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과 분당을 오가는 광역버스 증설 문제를 놓고 갈등이 고조되던 때였다”며 “직장인을 대상으로 전세버스 사업을 해 볼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법관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와는 1년 동안 왕래가 끊겼다. 처음 도전해본 전세버스 사업도 운송 관련 법에 따른 제약으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고시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활달하고 외향적인 이 청년의 머릿속에는 계속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나섰다. 가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150여곳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용이 저조했다. 마음을 다잡고 지난 1월 벤디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식권 사업이었다. 이번엔 반응이 좋았다. 기업 입장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준 덕분이다. 그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도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식권에서 시작했지만 ‘직원 복지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종이 식권·장부 불편함 해소
서비스 이름은 ‘밀크’다. 식권이란 뜻의 ‘밀 쿠폰(meal coupon)’에서 따왔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직원들이 종이 식권을 내거나 장부에 이름을 적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전자 식권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원하는 식당과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누르면 전자 식권이 스마트폰에 발급된다. 벤디스는 제휴를 맺은 기업으로부터 직원 1인당 월 500원 수준의 운영료를 받는 한편 식당으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조 대표는 “기업 총무과에서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월말마다 총무과 직원이 제휴 식당을 찾아다니며 종이 식권 또는 장부를 회수해 식대를 정산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다. 그는 “종이 식권은 복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기도 쉬워 이런 문제로 골치를 앓다 문의해 오는 기업도 많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메뉴 선택권이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총무과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종이 식권을 쓰는 기업은 제휴 식당을 대개 5곳 이내로 제한한다”며 “제자리에 앉아 식대를 정산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제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용률이 높은 식당과 저조한 식당을 파악할 수 있어 제휴 식당을 교체하기도 쉬워졌다.
○직원 복지 플랫폼이 목표
조 대표는 정보기술(IT) 창업을 했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대학 4년 동안 들었던 수업도 대부분 법학 과목이었다.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생각해본 것은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보는 행동력이 그를 창업의 세계로 이끌었다. 밀크를 ‘복지 플랫폼’으로 만들어 보려는 계획도 식권 외에 다른 것을 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덕분에 밀크에는 커피숍 빵집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대형마트 주유소에서도 기업의 복지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 달렸다. “밥 대신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싶은 직원은 지급받은 식대로 커피를 살 수 있고, 생일이나 명절에는 특별히 지급받은 포인트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기 어려운 작은 기업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들이다.
그는 “최근 코엑스 콘퍼런스 기획팀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쓸 수 있는 모바일 식권을 문의하거나 안과 병원에서 인근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싶다고 제의해 오는 등 앞으로 가능성이 큰 분야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법관이 되기를 바랐던 부모와는 1년 동안 왕래가 끊겼다. 처음 도전해본 전세버스 사업도 운송 관련 법에 따른 제약으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고시촌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활달하고 외향적인 이 청년의 머릿속에는 계속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상품권 사업에 나섰다. 가게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150여곳과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용이 저조했다. 마음을 다잡고 지난 1월 벤디스라는 회사를 세웠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식권 사업이었다. 이번엔 반응이 좋았다. 기업 입장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준 덕분이다. 그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도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식권에서 시작했지만 ‘직원 복지를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종이 식권·장부 불편함 해소
서비스 이름은 ‘밀크’다. 식권이란 뜻의 ‘밀 쿠폰(meal coupon)’에서 따왔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직원들이 종이 식권을 내거나 장부에 이름을 적을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전자 식권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원하는 식당과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누르면 전자 식권이 스마트폰에 발급된다. 벤디스는 제휴를 맺은 기업으로부터 직원 1인당 월 500원 수준의 운영료를 받는 한편 식당으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조 대표는 “기업 총무과에서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월말마다 총무과 직원이 제휴 식당을 찾아다니며 종이 식권 또는 장부를 회수해 식대를 정산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어서다. 그는 “종이 식권은 복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기도 쉬워 이런 문제로 골치를 앓다 문의해 오는 기업도 많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메뉴 선택권이 늘어나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총무과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종이 식권을 쓰는 기업은 제휴 식당을 대개 5곳 이내로 제한한다”며 “제자리에 앉아 식대를 정산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제약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용률이 높은 식당과 저조한 식당을 파악할 수 있어 제휴 식당을 교체하기도 쉬워졌다.
○직원 복지 플랫폼이 목표
조 대표는 정보기술(IT) 창업을 했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대학 4년 동안 들었던 수업도 대부분 법학 과목이었다.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생각해본 것은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보는 행동력이 그를 창업의 세계로 이끌었다. 밀크를 ‘복지 플랫폼’으로 만들어 보려는 계획도 식권 외에 다른 것을 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덕분에 밀크에는 커피숍 빵집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대형마트 주유소에서도 기업의 복지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 달렸다. “밥 대신 간단히 커피를 마시고 싶은 직원은 지급받은 식대로 커피를 살 수 있고, 생일이나 명절에는 특별히 지급받은 포인트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기 어려운 작은 기업들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들이다.
그는 “최근 코엑스 콘퍼런스 기획팀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쓸 수 있는 모바일 식권을 문의하거나 안과 병원에서 인근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할인 쿠폰을 발행하고 싶다고 제의해 오는 등 앞으로 가능성이 큰 분야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