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워즈니악은 1976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했다. 그는 원래 휴렛팩커드(HP)에서 계산기를 개발하던 엔지니어였다. HP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계속 다니기보다는 미래가 불투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 회사인 애플을 선택한 것이다. 아이팟 설계자인 토니 파델도 애플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뒤 2010년 자신만의 기업 만들기에 도전했다.

그는 스마트 온도조절 장치 개발회사 네스트를 세웠고, 구글에 32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성은 이 같은 ‘도전정신’에서 나온다. 수많은 젊은이가 자신만의 기업을 꿈꾸며 분화하기를 반복한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대학생 창업자 비중은 20%에 달했다. 반면 한국의 대학생 창업자는 0.0007%에 불과했다. 중국(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젊은 세대가 기업가의 꿈을 꾸지 않는 건 장벽이 많아서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선 한 번의 사업실패는 곧 인생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청소년들의 직업 선호성향에서도 읽힌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조사한 국내 청소년 직업선호도(2012년)를 보면 의사(23%) 공무원(17%) 교육자(16%)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업인은 9%에 불과했다.

윤수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실패의 경험이 다른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손실은 물론 재취업이나 재창업 시도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보다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사업에만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 특별취재팀=이태명 팀장, 정인설(산업부) 전설리(IT과학부) 윤정현(증권부) 박신영(금융부) 전예진(정치부) 김주완(경제부) 임현우(생활경제부) 조미현(중소기업부) 양병훈(지식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