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부터 떡볶이까지…외식업계, 치열한 배달전쟁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는 지난달 말 서울 영등포구 동여의도점과 경기 성남시 정자점, 야탑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미 배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들과의 서비스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KFC 관계자는 “배달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시범 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배달 가능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의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선 버거킹과 KFC 등 후발주자들이 올 들어 배달 서비스에 나섰고, 일반 음식점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배달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목 식당도 늘고 있다.
햄버거부터 떡볶이까지…외식업계, 치열한 배달전쟁
패스트푸드 업계의 배달 경쟁은 버거킹이 불을 붙였다. 버거킹은 지난 4월 배달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지난해 시범실시 이후 소비자들이 배달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자 올해부터 배달 가능 매장 수를 늘렸다. 현재 배달이 가능한 버거킹 매장은 52개다. 버거킹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 시행 후 주요 매장에서 매출이 2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배달 서비스를 해온 맥도날드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올 들어 인터넷 주문 페이지를 개편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모바일 주문 페이지도 열었다. 한국 맥도날드의 배달 서비스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동지역의 맥도날드 관계자들이 배달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배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사원 구인난도 나타나고 있다. 빅4 패스트푸드 업체가 모두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여의도에선 배달사원 영입전이 벌어질 정도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길을 잘 아는 배달사원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사원에 비해 많게는 두 배까지 높다”고 설명했다. KFC는 배달사원 모집이 어려워 서비스 시작이 계획보다 15일가량 늦어졌다.

일반 음식점들은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배달 앱에 가입하고 있다. 그러나 8~20%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 때문에 배달 앱이 음식점들의 수익성을 악화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수수료가 부담스럽지만 배달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업계 1위인 ‘배달의 민족’ 방문자 수는 올해 1월 148만명에서 지난달 252만명으로 70.2% 증가했다.

직접 배달할 여건이 안 되는 골목 식당들은 배달대행업체를 활용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음식점이 대행을 맡기면 건당 3000원대의 수수료를 받고 배달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다. 경기 안산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대행업체를 쓰면 배달이 늦어지거나 불친절하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주변 음식점들이 모두 배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