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에넥스는 ‘오리표싱크’ 브랜드로 국내에 ‘입식 부엌문화’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회사다. 전신인 서일공업사가 출범한 1971년부터 지금까지 43년간 부엌가구를 만들어왔다. 1992년 바꾼 회사이름 에넥스는 ‘경험(experience)’, ‘장인(expert)’, ‘최고(excellence)’를 뜻하는 ‘ex’ 앞에 ‘더욱 강화시킨다’는 의미의 접두사 ‘en’을 결합해서 만든 것이다.

박진규 에넥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방가구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무용 가구, 인테리어 가구 등 종합가구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고 제품과 최상의 서비스를

에넥스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제품을 최상의 서비스로 제공’하려면 국내에 안정적인 생산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충북 영동 황간에 자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공장을 운영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지만 고(高)품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넥스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설계·생산·배송·시공·애프터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체 공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36개 팀으로 꾸려진 전문인력이 공정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에넥스에는 가구 전문 디자이너 20명과 디자인설계상담 직원 100명, 121명의 생산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외에 100여명의 전문 시공기사가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24시간 상담을 받는 콜센터를 포함한 20여명의 애프터서비스 상담인력도 갖추고 있다.

감동을 주는 ‘휴먼 퍼니처’

에넥스는 주문을 받은 뒤 제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대로, 원하는 색감으로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휴먼 퍼니처’라는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에넥스는 ‘감동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전국 6대 도시에 있는 물류창고와 시공서비스센터를 통해 ‘하루 시공’과 ‘3일 전국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설치한 뒤 3개월이 지나면 자체적으로 감사 모니터링을 실시,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기 전에 먼저 개선방안을 찾아 제안하고 있다.

디자인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 에넥스가 가구를 만들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소비자 의견을 듣는 것이다. 어떤 제품을 사용자가 원하는지 조사하고 최신 가구 트렌드와 에넥스만의 색깔을 담아 가구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넥스 디자인연구소는 트렌드 조사를 하고 고객 의견을 담은 제품을 기획하는 데 최소 6개월 이상 투자한다.

박 부회장은 “전체 제품의 20%를 신제품으로 매년 꾸준히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어야 하는 가구회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며 “소비자가 가구를 볼 때 디자인을 먼저 살피기 때문에 예쁘고 편리하면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성 높여 6분기 연속 흑자 경영

박 부회장은 2010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특판(아파트용 대량주문)과 일반 소비자판매 비중을 7 대 3에서 5 대 5로 바꿨다. 건설 경기에 흔들리지 않고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려면 일반 소비자판매 부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박 부회장은 이와 함께 손실을 내던 중국공장 정리 등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 취임 3년 만인 작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도 2011년 1890억원에서 2012년 1968억원, 지난해 2336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12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5% 증가했다.

에넥스는 또 침실, 소파, 서랍장 등 다양한 분야로 상품군을 확대, 종합 가구회사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박 부회장은 “불철주야 한 마음으로 성실히 일한 직원들 덕분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며 “인재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회사의 저력을 다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연수 지원 등 인재 양성

에넥스는 신입사원 직무교육부터 각 부서장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교육,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가구 디자인의 특성상 해외 세미나와 박람회에 참석해 최신 디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사내 디자이너 가운데 현장 학습팀을 꾸려 중국에 있는 이케아 매장에 견학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무용 가구 브랜드 ‘오펠라’팀이 독일에 연수를 갔다. 또 2년에 한 번 우수 대리점을 뽑아 중국과 유럽에서 열리는 가구박람회에 참석하고 일반 부서에서도 해외 연수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박 부회장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사내 디자이너는 물론 협력사에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론 세계 5대 가구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