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빈 저드 "아버지는 삶 전체 아우른 예술 추구했죠"
미국 작가 도널드 저드(1928~1994)는 미술사적으로 미니멀아트 예술가로 꼽힌다. 그러나 살아생전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가 미니멀리즘으로 한정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미니멀리즘이란 용어가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작품 철학에 대한 오해를 낳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1965년에 발표한 에세이를 통해 ‘특정한 사물(specific object)’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는 급속하게 확장하는 시각예술 분야에서 명확한 의미를 지닌 간결한 오브제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30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시작한 도널드 저드 개인전 참가차 방한한 작가의 아들 플래빈 저드(사진) 도널드저드재단 이사장은 이날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버지는 미니멀리즘 작가가 아니라 가구, 건물 등 삶 전체를 아우르는 조화를 중시한 ‘맥시멀리스트’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저드의 1970~1990년대 초까지의 입체작품 14점이 전시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하얀색 벽면과 바닥에 다양한 종류의 상자들이 눈에 띈다. 무심코 보아선 ‘이게 작품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대해 아들 플래빈 저드 이사장은 “아버지는 작품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외부 세계 그 자체를 표현하려 했다”며 “박스는 간결하면서도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이 가능하며 특히 작품의 의미가 명확해 외부로부터 다른 해석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구조적 특성과 풍부한 표면 품질을 위해 나무 외에 합판, 철강, 콘크리트, 플렉시 글라스, 알루미늄 등 산업자재를 사용했다. 세련된 오브제를 만들기 위해 전문 제작자들과 협업했다. 내달 30일까지. (02)735-8449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