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전월세 대책] 취업준비생에 年 2% 월세 대출…저소득층 주거비 부담 낮춘다
서울 신림동에서 보증금 500만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에 사는 대학생 김모씨(26)는 월세 납부일인 매달 20일이 다가오면 속이 탄다. 공무원시험 학원비(월 35만원)와 토익 등 공인어학시험 학원비, 응시료(월 25만원) 등 취업 준비 비용만 매달 60만원 넘게 들어가는데 아르바이트로 버는 수입은 월 80만원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 신도림동의 보증금 1억원, 월세 40만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4)도 월세와 매월 27만5000원(연 3.3%)의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 때문에 자녀 출산도 미루고 있다.

내년부터 이 같은 보증금과 월세를 내는 반전세(보증부월세) 주택에 사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등 서민들의 월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10·3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취업준비생에게 최대 720만원의 월세를 대출해주고 월세 부담이 높을수록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낮춰주기로 했다.

○취약계층에 월세 대출

정부는 취업준비생과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국민주택기금에서 연 2%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치 월세(최대 720만원)를 대출해주는 ‘사회취약계층 월세 대출’을 신설하기로 했다. 내년에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7000여명에게 빌려줄 예정이다. 취업준비생은 부모의 합산 연소득이 3000만원 이하면서 부모와 따로 사는 만 35세 이하인 고교 이상 졸업자(졸업 후 3년 이내)만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60% 이상으로 자활 의지가 있는 ‘희망키움통장’ 가입자가 대상이다. 하지만 월세 대출은 전세권 등기와 같은 채권 확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등으로 취업이 늦어질 경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해 자칫 주택기금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30 전월세 대책] 취업준비생에 年 2% 월세 대출…저소득층 주거비 부담 낮춘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 인하

기존 근로자·서민 주택 전세자금 대출(연 3.3%)과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연 2%)을 통합한 ‘버팀목 대출’(가칭)을 출시해 소득과 보증금이 적을수록 대출금리를 더 낮춰줄 예정이다. 보증금이 낮을수록 월세가 높아 월세 부담이 커지는 점을 반영했다. 부부 합산 소득이 연 4000만원 이하이고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으로 추천하면 최저 연 1.7%까지 금리를 낮춰준다.

대한주택보증의 월세 납입 보증범위를 9개월분에서 24개월분으로, 가입대상은 신용등급 1~6등급에서 1~9등급으로 각각 확대한다. 월세가 연체될 위험을 낮춰 월세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세임대주택 보증부 월세 가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연 2%인 보증금 대출 이자를 연 1%(대출금 2000만원 이하)~2%(대출금 4000만원 초과) 사이에서 차등화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내집 마련 문턱 낮춰

부부 합산 연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 대해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인 ‘디딤돌 대출’ 금리를 현재 최저 연 2.4%(10년 만기)에서 연 2.2%(10년 만기)로 내린다. 15년(연 2.3%) 20년(연 2.4%) 30년(연 2.5%) 만기 대출금리도 일괄적으로 기존보다 0.2%포인트씩 낮춘다. 이 밖에 10~30년 만기인 디딤돌 대출 기간 중 3년 이내 대출금 상환시 최대 1.2%까지 부과하던 중도상환수수료도 폐지하기로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