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내사랑 내곁에' 김현식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신해철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3040’ 음악팬들의 상심이 커진 요즘이다. 24년 전 오늘은 또 다른 안타까운 날이다.

‘내 사랑 내 곁에’ 등 명곡을 남기며 1980년대 대표적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약했던 김현식이 요절한 날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기타를 접했고 고교 시절 밴드부에 들어갔으나 자퇴했다. 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학업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다 나이트클럽 등에서 스타 가수들 무대를 잇는 들러리 가수 생활을 했다.

1976년 가수 이장희의 후원을 받아 음반 제작에 들어갔고 1980년 1집 앨범을 발표했다. 1982년 결혼한 뒤 피자가게 운영 등 잠시 외도를 했으나 밤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1984년 10월 2집 ‘사랑했어요’를 발표하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인권과 함께한 그룹 ‘검은 나비’, 최근 별세한 정성조의 ‘메신저스’ 등에서 활동하며 밤무대 최고의 가수로 떠올랐다. 고 유재하 등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한 뒤 1986년 ‘비처럼 음악처럼’을 발표하며 대히트를 쳤다.

그러나 1987년 말 대마초 혐의로 구속되며 큰 시련을 맞았다. 이듬해부터 4, 5집 앨범을 연달아 발표하는 등 재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밤샘 작업과 폭음, 줄담배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1990년 11월1일 자택에서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33세.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