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 시장…배달 앱 '광고 대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한 매출 규모가 연간 1조원대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달 앱 회사 간 광고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체 배달 앱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3’(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TV·신문·옥외광고 등을 내보내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배달 앱 업체 가운데 가장 활발히 광고를 펼치는 곳은 배달의민족이다. 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문구로 배우 류승룡을 모델로 내세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구려 벽화인 ‘수렵도’, 프랑스 화가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미국 사진작가 루이스 하인의 사진작품 등을 패러디하는 등 톡톡 튀는 광고들로 주목받았다.

이에 자극받은 배달통은 최근 센스 있는 문구들을 내세우며 배달의민족 광고를 직접 겨냥한 패러디 광고를 선보였다. 이를테면 배달의민족이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는 문구로 광고를 하는 것에 대해 배달통은 “살찌는 것이 죄라면 배달통은 무기징역”이라고 맞받아친다.

또 배달의민족이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라는 문구로 광고하자 배달통은 “경희야, 그래서 넌 배달통이 답이거든”이라고 설명한다. 배우 마동석이 모델로 나선 배달통 광고는 서울 곳곳의 버스정류장 등에 설치돼 있다. 일부러 배달의민족 광고 옆에 나란히 배달통 광고를 세운 곳도 많다.

배달통 관계자는 “옥외광고의 성공을 위해 배달의민족 광고 바로 옆에 배달통 광고를 설치해 배우 마동석이 류승룡(배달의민족 광고 모델)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획했다”며 “경쟁사를 깎아내리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센스 있는 비교 광고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진 않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통 광고를 통해 두 회사 모두 주목을받게 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전체 시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배달통은 최근 TV 광고에서는 요기요 광고를 패러디한 장면 등도 넣어 화제를 모았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배달의민족이 요기요 광고 모델인 박신혜를 칭찬하는 “신혜야, 넌 원래 이뻐”라는 패러디 광고를 내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나 배달통과는 달리 유머러스한 느낌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이성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30대 소비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실질적으로 배달 주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광고 전략을 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