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아이에이(IA)-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인수가로 2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인수가격을 1000억~15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었다.

4일 동부하이텍 매각 관련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 동부하이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2000억원이 넘는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에이컨소시엄에서 동부하이텍 지분 37.4% 인수를 위해 2000억원이 초과하는 금액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며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한 김동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에서 이름을 바꾼 아이에이는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특히 자동차 전장 반도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산업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차입한 신디케이트론 5177억원과 8800만달러 등을 감안하면,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사실상 동부하이텍을 8000억원 이상에 인수하게 되는 것이다. 신디케이트론의 만기는 2016년 6월이다.

아이에이컨소시엄은 중국계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로 동부하이텍 인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 및 김 회장의 인수 의지가 큰 만큼 산업은행과의 본계약 체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 후 동부하이텍 경영은 김 회장이 맡게 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평생의 신념 중 하나인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동부하이텍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동부하이텍 현장 실사에도 직접 참여해 기업 상황을 꼼꼼히 확인했다. 또 동부하이텍을 세계 일류의 차량용 반도체 전문회사로 성장시킬 자신감도 피력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현대차그룹이 동부하이텍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아이에이-에스크베리타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에 선정됨에 따라 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확인실사 작업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