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는 옐로모바일, 또 1억弗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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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50여개 스타트업 인수…'혁신인가, 거품인가' 논란도
벤처투자사 포메이션8 LS家 장손 구본웅이 대표
"모바일 생태계 주도 평가"
벤처투자사 포메이션8 LS家 장손 구본웅이 대표
"모바일 생태계 주도 평가"
설립 2년여 만에 50여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급속도로 몸집을 불린 옐로모바일(대표 이상혁·사진)이 11일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글로벌 벤처 투자회사 포메이션8은 이날 옐로모바일에 1억500만달러(약 1139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포메이션8은 LS가(家)의 장손인 구본웅 대표가 미국인 파트너들과 함께 2012년 창업한 벤처투자회사다. 지난 3월 페이스북에 20억달러에 팔린 오큘러스VR 투자로 10배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 명성을 얻었다. 포메이션8은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옐로모바일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은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 기업 인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여러 기업을 인수하지만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 ‘벤처 연합체’를 표방한다.
○벤처연합군의 ‘시너지’
옐로모바일은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을 인수한 후 운영자금과 인력, 기술 등을 지원한다.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폐업하는 소규모 벤처업체의 잠재가치를 살리는 방식으로 옐로모바일그룹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50여개에 달하는 자손회사들이 서로 돕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옐로모바일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모바일 광고’가 대표적이다. 홍보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서비스를 모바일 광고를 통해 적극 홍보한다. 동시에 모바일 광고의 성장까지 꾀하는 전략이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주는 서비스 ‘굿닥’의 지난해 매출은 1억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인수 후 올 상반기에만 4억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옐로모바일의 모바일 광고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주식 교환으로 급속 합병
옐로모바일이 무슨 돈으로 이토록 많은 기업을 살 수 있었을까. 비결은 지분 교환을 통한 인수합병(M&A) 방식이다. 현금 대신 옐로모바일의 주식을 지급하면 현금이 많지 않아도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현금이 필요할 경우 금융회사와 투자회사의 도움도 받는다. 옐로모바일은 포메이션8, DSC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등으로부터 18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에서는 순전히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늘리는 사업 방식이 낯설지만 미국과 영국에는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그룹인 인터액티브코프(IAC), 영국 광고 미디어 기업 WPP 등이다. IAC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 ‘비메오’, 데이팅 플랫폼 ‘틴더’ 등 세계 40개국의 5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지난해 IAC의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국내는 인수합병이 적어 기업가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상장뿐”이라며 “옐로모바일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은 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이냐 거품이냐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옐로모바일의 매출은 지난해 90억원, 올 상반기 271억원이다. 매출 증가액의 대부분은 기존 서비스의 성장이 아닌 인수합병을 통해 일어났다. 급격한 인수합병으로 회사의 덩치만 키운 후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를 겨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반기 매출 271억원인 스타트업의 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조원의 기업 가치에 대해 포메이션8은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 시장 전체로 무대를 옮기면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옐로모바일의 사업모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에서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최대 가격 비교 사이트 ‘프라이스에리어’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박병종/오동혁 기자 ddak@hankyung.com
포메이션8은 LS가(家)의 장손인 구본웅 대표가 미국인 파트너들과 함께 2012년 창업한 벤처투자회사다. 지난 3월 페이스북에 20억달러에 팔린 오큘러스VR 투자로 10배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 명성을 얻었다. 포메이션8은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옐로모바일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은 직접 사업을 하지 않고 기업 인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여러 기업을 인수하지만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해 ‘벤처 연합체’를 표방한다.
○벤처연합군의 ‘시너지’
옐로모바일은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을 인수한 후 운영자금과 인력, 기술 등을 지원한다.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폐업하는 소규모 벤처업체의 잠재가치를 살리는 방식으로 옐로모바일그룹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50여개에 달하는 자손회사들이 서로 돕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옐로모바일 매출의 68%를 차지하는 ‘모바일 광고’가 대표적이다. 홍보와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서비스를 모바일 광고를 통해 적극 홍보한다. 동시에 모바일 광고의 성장까지 꾀하는 전략이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주는 서비스 ‘굿닥’의 지난해 매출은 1억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인수 후 올 상반기에만 4억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옐로모바일의 모바일 광고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주식 교환으로 급속 합병
옐로모바일이 무슨 돈으로 이토록 많은 기업을 살 수 있었을까. 비결은 지분 교환을 통한 인수합병(M&A) 방식이다. 현금 대신 옐로모바일의 주식을 지급하면 현금이 많지 않아도 다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현금이 필요할 경우 금융회사와 투자회사의 도움도 받는다. 옐로모바일은 포메이션8, DSC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등으로부터 18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에서는 순전히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늘리는 사업 방식이 낯설지만 미국과 영국에는 이미 비슷한 사례가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그룹인 인터액티브코프(IAC), 영국 광고 미디어 기업 WPP 등이다. IAC는 동영상 공유 서비스 ‘비메오’, 데이팅 플랫폼 ‘틴더’ 등 세계 40개국의 50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지난해 IAC의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국내는 인수합병이 적어 기업가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상장뿐”이라며 “옐로모바일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는 것은 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이냐 거품이냐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옐로모바일의 매출은 지난해 90억원, 올 상반기 271억원이다. 매출 증가액의 대부분은 기존 서비스의 성장이 아닌 인수합병을 통해 일어났다. 급격한 인수합병으로 회사의 덩치만 키운 후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를 겨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반기 매출 271억원인 스타트업의 가치를 1조원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조원의 기업 가치에 대해 포메이션8은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 시장 전체로 무대를 옮기면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옐로모바일의 사업모델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에서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최대 가격 비교 사이트 ‘프라이스에리어’ 인수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박병종/오동혁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