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엔화 약세 한계 있을 것"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는 엔저(低) 우려가 있지만 금리인하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금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제심리 회복을 위해 지난 8월과 10월 0.25%포인트씩 내린 만큼 그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은 엔화 약세에 대한 한은 판단이 더 큰 관심사였다. 최근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기로 하면서 엔화 가치는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급격한 엔저에 대응하려면 한은도 금리인하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등장했다. 금리를 내리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자금 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이 총재는 “그동안 엔저로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기계 철강 등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됐을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 우려할 만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금의 엔화 약세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저로 인해 일본 내 수입물가가 오르고 기업들의 비용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에 동조해 상승(원화 가치 하락) 중인 점을 가리키며 “시장에서 자율적인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금리로 (엔저에) 대응하긴 어려운 부분”이라며 “엔저의 부정적 영향이 실제보다 크게 부각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금리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상황과 인구구조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게 확산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마지혜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