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저리고 무거운 하지정맥류…뜨거운 찜질은 毒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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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중년 남성 하지정맥류 주의보
여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중년 남성 환자 5년새 19%↑
혈관의 탄력 감소하고 지방 비해 근육량 줄며 발병
심하면 정맥염 등 합병증
회복 빠른 고주파시술 인기
여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중년 남성 환자 5년새 19%↑
혈관의 탄력 감소하고 지방 비해 근육량 줄며 발병
심하면 정맥염 등 합병증
회복 빠른 고주파시술 인기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하지정맥류가 남성에게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13만1718명이던 하지정맥류 환자는 지난해 14만9179명으로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의 두 배로 여전히 많다. 하지만 2009년 4만1581명이던 하지정맥류 남성 환자가 지난해 4만8657명으로 늘었다. 5년 만에 19%나 증가한 것이다.
증상 없어도 발 무겁다면 의심해야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이 가장 멀리 떨어진 발가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지 않도록 다리 정맥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이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은 역류되고 다시 아래에 있는 혈액과 섞이면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혈관이 부풀어 오른다. 이게 하지정맥류다.
증상은 종아리가 저리거나 쑤시고, 오후만 되면 다리에 피로가 생기고 통증이 시작된다. 자면서 다리에 쥐가 자주 나 새벽에 깨기 일쑤다. 대부분은 큰 병으로 커지지 않지만 심하면 정맥염·혈전·피부 궤양·괴사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관에 꽈리가 생기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없어도 발이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쉽게 피곤해지고, 때로는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있다면 하지정맥류 또는 하지정맥부전일 가능성이 높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하지정맥류를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계속 방치하면 확장된 혈관이 주변 조직이나 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순환 안되는 중장년층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은 연령대별로 50대가 27.6%, 40대 23.4%, 60대 16.1% 순으로 많았다.
최근 7년간 65세 이상 하지정맥류 환자는 4.3배 늘었다. 70세 이상만 보면 5배 이상 급증했다. 중년 이상은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고 종아리 근육이 퇴화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기 쉽다. 탄력성이 저하된 정맥벽이 확장되면 종아리가 잘 붓고 쥐가 나는 등 쉽게 경련이 일어나는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노인들은 뜨거운 찜질 등을 즐겨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가 올라가면 혈관이 더욱 확장되고 쉽게 정맥의 탄력이 떨어진다.
지방이 늘고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감소하는 노인 비만 역시 대표적인 하지정맥류 발병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근감소성 비만이 오기 쉽다.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기보다는 근육량 대비 몸속 지방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 지방은 쌓일수록 기존 근육까지 녹이는 독성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지방이 늘수록 근육량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조 교수는 “늘어난 지방은 관절이 약해진 하지에 압박을 주게 된다”며 “최근 고령층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노인성 비만은 하지정맥류 발병률을 크게 높이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주파시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정훈재 서울부민병원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는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약물요법 등을 이용한다”며 “가볍게 걷는 것과 다리를 심장 위쪽으로 들어올리기, 수영 등의 운동은 종아리 근육에 있는 정맥혈의 순환을 촉진하고 정맥벽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면 통상 혈관레이저 시술을 이용한다. 레이저를 혈관 내피에 쪼이는 시술이다. 혈관레이저 시술은 수술 시간이 짧고 입원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 하지만 섭씨 600~1000도의 높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상 우려가 있다.
최근에는 섭씨 120도 정도의 열을 일정하게 내는 고주파시술이 가장 안전한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 교수는 “고주파시술은 정맥에 고주파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카테타를 삽입해 정맥을 태우는 방법인데,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며 “절개로 인한 자극이 없고 상처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맥이 너무 가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조 교수는 “평소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기름지거나 짠 음식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부종과 비만을 막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노년층은 사우나를 즐겨 가거나 뜨거운 물로 다리 근육을 풀어주기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다리 혈액순환을 돕고 저강도 운동을 통해 혈관을 강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의 두 배로 여전히 많다. 하지만 2009년 4만1581명이던 하지정맥류 남성 환자가 지난해 4만8657명으로 늘었다. 5년 만에 19%나 증가한 것이다.
증상 없어도 발 무겁다면 의심해야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이 가장 멀리 떨어진 발가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혈액이 아래로 역류하지 않도록 다리 정맥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이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은 역류되고 다시 아래에 있는 혈액과 섞이면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혈관이 부풀어 오른다. 이게 하지정맥류다.
증상은 종아리가 저리거나 쑤시고, 오후만 되면 다리에 피로가 생기고 통증이 시작된다. 자면서 다리에 쥐가 자주 나 새벽에 깨기 일쑤다. 대부분은 큰 병으로 커지지 않지만 심하면 정맥염·혈전·피부 궤양·괴사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관에 꽈리가 생기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없어도 발이 무거운 느낌이 들거나 쉽게 피곤해지고, 때로는 아리거나 아픈 느낌이 있다면 하지정맥류 또는 하지정맥부전일 가능성이 높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하지정맥류를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계속 방치하면 확장된 혈관이 주변 조직이나 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순환 안되는 중장년층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은 연령대별로 50대가 27.6%, 40대 23.4%, 60대 16.1% 순으로 많았다.
최근 7년간 65세 이상 하지정맥류 환자는 4.3배 늘었다. 70세 이상만 보면 5배 이상 급증했다. 중년 이상은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고 종아리 근육이 퇴화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기 쉽다. 탄력성이 저하된 정맥벽이 확장되면 종아리가 잘 붓고 쥐가 나는 등 쉽게 경련이 일어나는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노인들은 뜨거운 찜질 등을 즐겨하는 경우가 많은데, 온도가 올라가면 혈관이 더욱 확장되고 쉽게 정맥의 탄력이 떨어진다.
지방이 늘고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감소하는 노인 비만 역시 대표적인 하지정맥류 발병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지방에 비해 근육량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근감소성 비만이 오기 쉽다. 단순히 체중이 늘어나기보다는 근육량 대비 몸속 지방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 지방은 쌓일수록 기존 근육까지 녹이는 독성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에 지방이 늘수록 근육량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조 교수는 “늘어난 지방은 관절이 약해진 하지에 압박을 주게 된다”며 “최근 고령층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노인성 비만은 하지정맥류 발병률을 크게 높이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주파시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정훈재 서울부민병원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는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 약물요법 등을 이용한다”며 “가볍게 걷는 것과 다리를 심장 위쪽으로 들어올리기, 수영 등의 운동은 종아리 근육에 있는 정맥혈의 순환을 촉진하고 정맥벽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면 통상 혈관레이저 시술을 이용한다. 레이저를 혈관 내피에 쪼이는 시술이다. 혈관레이저 시술은 수술 시간이 짧고 입원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 하지만 섭씨 600~1000도의 높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상 우려가 있다.
최근에는 섭씨 120도 정도의 열을 일정하게 내는 고주파시술이 가장 안전한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 교수는 “고주파시술은 정맥에 고주파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카테타를 삽입해 정맥을 태우는 방법인데,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며 “절개로 인한 자극이 없고 상처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맥이 너무 가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조 교수는 “평소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기름지거나 짠 음식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부종과 비만을 막는 식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노년층은 사우나를 즐겨 가거나 뜨거운 물로 다리 근육을 풀어주기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다리 혈액순환을 돕고 저강도 운동을 통해 혈관을 강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