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만 쏘카 대표 "50대 이상 은퇴자들의 카셰어링 수요도 늘어날 것"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하루에 차를 두 시간 정도 탈 겁니다. 그런데도 한 대 구입하려면 적어도 1000만원 이상 투자해야 합니다. 차라리 하루에 두 시간 빌려 타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카셰어링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건 그런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얘기죠.”

그린카와 함께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쏘카의 김지만 대표는 창업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카셰어링은 30분 단위로 차를 빌려 쓰는 ‘시간제 렌터카’ 서비스다.

김 대표가 2011년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창업한 쏘카는 2012년 3월 제주도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2월부터 서울 등 전국 주요 거점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보유 차량은 1400여대이며 차량 대기 장소인 ‘쏘카존’이 850여곳으로 그린카와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그린카가 작년 10월 렌터카업계 1위 KT렌탈에 인수된 것과 달리 쏘카는 여전히 독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는 연간 매출이 300억원대이지만 보유 차량 5000대에 매출 1000억원 수준이 되면 증시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셰어링은 차량을 일정 규모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 조달 능력이 필수적이다. 쏘카는 지난달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베인캐피털로부터 180억원을 유치하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대도시에 대중교통이 잘 갖춰졌음에도 쏘카가 빠르게 성장한 것을 볼 때 시장 성장 가능성이 아직 크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쏘카의 특징을 ‘차량에 기반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 제시했다. 카셰어링 사용자들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어주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회원들을 ‘쏘친(쏘카 친구)’이라고 부르며, 쏘친이 직전 쏘친의 차량 이용 상태를 평가해 한줄댓글을 남기면 다음 이용 시 할인 쿠폰을 제공해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매월 쏘카존을 이용하는 횟수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남은 일수는 쏘친들이 공짜로 탈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쏘카존이 없는 지역에서 일정 수 이상 쏘친이 모여 신청하면 쏘카존을 새로 만들기도 한다.

김 대표는 “커뮤니티 활동이 카셰어링을 한층 더 편리하고 유쾌한 경험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카셰어링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쏘카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가 다시 이용하는 비율이 60%를 넘으며 대학에 설치된 쏘카존 차량은 하루에 10회 넘게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카셰어링 서비스 초기에는 20~30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50대 이상 은퇴자들에게도 차량 구입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쏘카는 지난 8월 글로벌 사회적 기업 인증인 ‘B코퍼레이션’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공유를 통한 합리적 소비로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수익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