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기회 찾는 기업들] 블루투스 헤드셋·3D프린터…"스마트폰 침체 덕에 새 사업 찾게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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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로' 찾는 휴대폰 부품사
삼성·애플 협력사 매출 급감
파트론·하이비젼시스템 등 완제품 시장 진출 잇달아
삼성·애플 협력사 매출 급감
파트론·하이비젼시스템 등 완제품 시장 진출 잇달아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업체인 파트론은 지난 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제품은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 통화 및 음악 감상이 가능한 블루투스 헤드셋 ‘크로이스R’이다. ‘갤럭시S5’나 ‘노트4’ 등에 들어가는 안테나,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해온 이 회사가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었다.
김종구 파트론 회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파트론 매출도 올해는 30% 넘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무선주파수 모듈과 센서, 안테나 등 회사가 생산하는 부품 가운데 여유물량을 완제품 생산 쪽으로 돌려 매출 부진을 상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부품회사가 일반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쉽겠느냐’는 반대 여론도 많았지만 일반소비재 상품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 장비 생산업체인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달 3차원(3D) 프린터 ‘큐비콘 싱글’을 내놨다.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및 보드, 설계 등 기존 장비를 만들면서 쌓은 기술을 활용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기존 산업용 3D 프린터와 달리 이 제품은 200만원대로 일반 소비자까지 타깃으로 했다. 지난해 매출이 18% 줄고 영업이익은 43% 감소하는 위기를 맞자 기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새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새 사업에 뛰어들거나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데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경제신문이 휴대폰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 가운데 지난 3분기 실적을 공시한 11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3분기 매출은 평균 31.1% 감소(전년 동기 대비)했고 영업이익은 59.5% 급감했다.
특히 터치스크린 모듈을 만드는 멜파스와 인쇄회로기판(PCB)업체 디에이피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크게 줄고 납품단가도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단 두 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9개사의 매출은 모두 줄었다. 멜파스(매출 감소율 70.9%), 에스맥(67%), KH바텍(62.3%) 등 세 곳은 매출이 60% 넘게 쪼그라들었다. 1차 협력사 실적이 이 정도라면 2·3차 협력사 실적은 훨씬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삼성전자도 협력업체들이 다른 거래처를 개척하거나 새 사업에 나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한 협력업체 사장은 “베트남 법인의 가동률이 50% 미만”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김종구 파트론 회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파트론 매출도 올해는 30% 넘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무선주파수 모듈과 센서, 안테나 등 회사가 생산하는 부품 가운데 여유물량을 완제품 생산 쪽으로 돌려 매출 부진을 상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부품회사가 일반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것이 쉽겠느냐’는 반대 여론도 많았지만 일반소비재 상품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이상 유무를 검사하는 장비 생산업체인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달 3차원(3D) 프린터 ‘큐비콘 싱글’을 내놨다.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및 보드, 설계 등 기존 장비를 만들면서 쌓은 기술을 활용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기존 산업용 3D 프린터와 달리 이 제품은 200만원대로 일반 소비자까지 타깃으로 했다. 지난해 매출이 18% 줄고 영업이익은 43% 감소하는 위기를 맞자 기존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새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새 사업에 뛰어들거나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데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경제신문이 휴대폰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 가운데 지난 3분기 실적을 공시한 11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3분기 매출은 평균 31.1% 감소(전년 동기 대비)했고 영업이익은 59.5% 급감했다.
특히 터치스크린 모듈을 만드는 멜파스와 인쇄회로기판(PCB)업체 디에이피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크게 줄고 납품단가도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단 두 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9개사의 매출은 모두 줄었다. 멜파스(매출 감소율 70.9%), 에스맥(67%), KH바텍(62.3%) 등 세 곳은 매출이 60% 넘게 쪼그라들었다. 1차 협력사 실적이 이 정도라면 2·3차 협력사 실적은 훨씬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삼성전자도 협력업체들이 다른 거래처를 개척하거나 새 사업에 나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함께 베트남에 진출한 한 협력업체 사장은 “베트남 법인의 가동률이 50% 미만”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도 부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