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고객 감동 방송 광고] 가을 대신 '커피 타는' 남자…女心 사로잡으며 브랜드 입지 굳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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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커피전문점들로 인해 커피 맛에 대한 국민의 수준이 높아졌다. 이젠 손님 대접을 하려면 드립식 커피메이커로 커피를 내리든지,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그의 진화된 형태인 캡슐형 커피머신으로 뽑아낸 것을 대접할 것이 아니라면, 건물 밖 100m 반경 안에 두어 개는 있을 커피전문점에서 사와야 한다. 커피를 ‘탄다’는 표현은 ‘내린다’ ‘뽑는다’ 그리고 ‘사온다’는 표현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커피믹스는 이미 성숙기의 정점을 넘어선 제품군일지 모른다. 이 시기의 제품군에는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는 브랜드가 없다. 소수의 안정된 브랜드들이 시장을 나눠가지며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게 업계 공동의 과제다.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브랜드들 간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브랜드 고유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기에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맥심 모카골드는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커피믹스는 맥심’이라는 관성적 브랜드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반면에 추격 브랜드들의 목표는 그러한 관성을 깨는 것인데, 가장 효과적으로 그것을 달성하는 방법은 브랜드들 간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외치며 소비자의 구매 프로세스를 저관여에서 고관여로 끌어올리는 것 또는 ‘나 또한 훌륭하다’는 메시지를 역설하며 대체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항변하는 것뿐이다.
맥심 모카골드의 ‘단풍 보는 남자’편 광고는 직장에서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는 것이 아직까지는 과히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다. 대세 매력남 김우빈도 가을 대신 커피를 탄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그가 선택한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80%에 달하는 맥심이라는 사실은 매우 개연성이 높은 일이다.
또한 이 광고는 그 전작(前作)에 이어 직장 내에서의 맥심 모카골드가 혼자 조용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선배, 후배, 동료의 것을 같이 준비해 마시는 것이라는 소비 맥락을 은연 중에 학습시킨다. 물론 커피를 매개로 이루어진 따뜻한 인간관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일차적 의도였겠지만, 부지불식 간에 전달된 또 하나의 메시지는 ‘커피믹스는 한 번에 두 잔 또는 그 이상을 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며, 이는 기존 고객들의 1인당 소비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추격 브랜드들의 차별화 전략과 대체 브랜드 전략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 ‘황금비율의 커피’라는 확신에 찬 단언적 슬로건들로 방어되고 있다. 최적의 비율로 만들어졌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혹시라도 추격 브랜드들의 광고에 노출되었을지 모를 소비자들을 폭넓게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광고에서 송중기가 이나영과의 야릇한 러브라인을 시사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김우빈은 이나영의 직장 후배 자리를 비교적 명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광고의 제품이 직장에서 막간에 마시는 커피라는 사실은 광고연구에서 오랫동안 다뤄왔던 성역할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옛날 직장 내에서 마시는 커피는 남성의 상사가 부하 또는 후배 여성에게 명령조로 부탁하던 일종의 권력 확인의 의례였고, 이때 여성은 지극히 순종적이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광고에 나타난 남녀관계는 매우 온화한 방식으로 그러한 선입견을 붕괴시킨다. 여성이 직장 선배로, 수려한 외모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성이 후배로 등장하는데, 이 남성은 선배가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그녀와 자신을 위한 커피를 준비한다. 여성 소비자들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녹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가을에 맞추어 방송이 된 이 광고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절정의 상태로 보여준다. 눈요기만 생각하더라도 이 광고를 끝까지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단풍의 다양한 색상들은 맥심 모카골드의 포장 그리고 물에 녹은 커피 자체의 색상들과 유사색상 조화, 3차색 조화를 이루며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커다란 창으로 보이는 가을 풍경이 공간을 에워싸고 있으며, 빌리 홀리데이가 부르는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과 은은히 퍼지는 커피의 향이 그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감 넘치는 남녀의 대화는 그 둘이 연인인가, 선후배인가에 무관히, 매우 ‘커피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 이 분위기에서라면, 가을은 의외로 따뜻한 계절이다.
김태용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그런 면에서 커피믹스는 이미 성숙기의 정점을 넘어선 제품군일지 모른다. 이 시기의 제품군에는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는 브랜드가 없다. 소수의 안정된 브랜드들이 시장을 나눠가지며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게 업계 공동의 과제다.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브랜드들 간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브랜드 고유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기에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맥심 모카골드는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커피믹스는 맥심’이라는 관성적 브랜드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반면에 추격 브랜드들의 목표는 그러한 관성을 깨는 것인데, 가장 효과적으로 그것을 달성하는 방법은 브랜드들 간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외치며 소비자의 구매 프로세스를 저관여에서 고관여로 끌어올리는 것 또는 ‘나 또한 훌륭하다’는 메시지를 역설하며 대체 브랜드로서의 가능성을 항변하는 것뿐이다.
맥심 모카골드의 ‘단풍 보는 남자’편 광고는 직장에서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는 것이 아직까지는 과히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한다. 대세 매력남 김우빈도 가을 대신 커피를 탄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그가 선택한 브랜드가 시장점유율 80%에 달하는 맥심이라는 사실은 매우 개연성이 높은 일이다.
또한 이 광고는 그 전작(前作)에 이어 직장 내에서의 맥심 모카골드가 혼자 조용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선배, 후배, 동료의 것을 같이 준비해 마시는 것이라는 소비 맥락을 은연 중에 학습시킨다. 물론 커피를 매개로 이루어진 따뜻한 인간관계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일차적 의도였겠지만, 부지불식 간에 전달된 또 하나의 메시지는 ‘커피믹스는 한 번에 두 잔 또는 그 이상을 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며, 이는 기존 고객들의 1인당 소비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
한편 추격 브랜드들의 차별화 전략과 대체 브랜드 전략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 ‘황금비율의 커피’라는 확신에 찬 단언적 슬로건들로 방어되고 있다. 최적의 비율로 만들어졌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혹시라도 추격 브랜드들의 광고에 노출되었을지 모를 소비자들을 폭넓게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의 광고에서 송중기가 이나영과의 야릇한 러브라인을 시사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김우빈은 이나영의 직장 후배 자리를 비교적 명확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광고의 제품이 직장에서 막간에 마시는 커피라는 사실은 광고연구에서 오랫동안 다뤄왔던 성역할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옛날 직장 내에서 마시는 커피는 남성의 상사가 부하 또는 후배 여성에게 명령조로 부탁하던 일종의 권력 확인의 의례였고, 이때 여성은 지극히 순종적이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광고에 나타난 남녀관계는 매우 온화한 방식으로 그러한 선입견을 붕괴시킨다. 여성이 직장 선배로, 수려한 외모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남성이 후배로 등장하는데, 이 남성은 선배가 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발적으로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그녀와 자신을 위한 커피를 준비한다. 여성 소비자들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녹일 수 있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가을에 맞추어 방송이 된 이 광고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절정의 상태로 보여준다. 눈요기만 생각하더라도 이 광고를 끝까지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단풍의 다양한 색상들은 맥심 모카골드의 포장 그리고 물에 녹은 커피 자체의 색상들과 유사색상 조화, 3차색 조화를 이루며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커다란 창으로 보이는 가을 풍경이 공간을 에워싸고 있으며, 빌리 홀리데이가 부르는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과 은은히 퍼지는 커피의 향이 그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감 넘치는 남녀의 대화는 그 둘이 연인인가, 선후배인가에 무관히, 매우 ‘커피스러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 이 분위기에서라면, 가을은 의외로 따뜻한 계절이다.
김태용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