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12개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하루 평균 3000만배럴인 산유량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미국 원자재 현물 거래 시장이 휴장인 가운데,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개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74.36달러까지 급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75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010년 9월 이후 4년2개월 만이다.

제한적으로 이뤄진 전자거래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3% 하락한 배럴당 69.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약 4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회의에 앞서 재정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등이 감산을 요구하면서 OPEC이 6년 만에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반대하면서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국제유가는 세계 경기 둔화와 미국의 셰일가스 원유 공급으로 최근 5개월 새 30% 가까이 급락했다. OPEC의 이번 결정으로 추가 하락도 예상되고 있다.

금 등 귀금속 가격은 대체로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3% 떨어진 온스당 1194.25달러, 은 가격은 1.5% 떨어진 온스당 16.27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가격도 0.8% 떨어진 t당 2044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