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송년회' 붐] 공연장에 긴 줄 선 미생들…"우리 송년회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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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연극·발레·마당놀이…10~100여명 부서별 단체관람
전좌석 예약하는 회사도 많아
문화 공유하며 스트레스 날려…공연계 "불황 걱정 한시름 덜어"
뮤지컬·연극·발레·마당놀이…10~100여명 부서별 단체관람
전좌석 예약하는 회사도 많아
문화 공유하며 스트레스 날려…공연계 "불황 걱정 한시름 덜어"
한국은행 임직원 1000여명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관람했다. 한은 내 비정규직 직원과 상주업체 직원들도 모두 참여한 송년회 자리였다. 직원뿐만 아니라 한은이 후원하는 서울 응암동 소재 아동복지시설 ‘꿈나무 마을’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시설 소속 신부·수녀 등 127명도 함께했다.
행사 준비를 맡은 이미경 한은 급여후생팀 차장은 “이런 행사는 올해가 처음인데 공연 다음날 회사 게시판에 송년회 관련 댓글이 100개 가까이 달릴 정도로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공연이 끝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송년회 시즌 맞아 공연장 ‘북적’
송년 모임을 겸해 공연장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명 안팎의 소부서별 모임부터 1000여명이 넘는 전사적인 송년 행사까지 직장인들의 단체 관람으로 주요 공연장이 북적이고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한 ‘오피스 타운’과 가까운 공연장들이 직장인들의 ‘문화 송년회’ 장소로 인기다. 직장인들이 업무가 끝나고 단체로 이동해야 하는 관람 특성상 지리적으로 가까운 공연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국은행에 이어 다음달 중순 현대하이스코가 공연장 전 좌석을 예약해 관람하기로 했다. 30~100여명 규모의 부서·팀별 단체 관람 예매가 250여건에 이른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진행하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인 ‘지킬 앤 하이드’는 신한은행이 29일 1700여석 규모의 전석을 빌려 관람하고 다음달 예약된 20명 이상의 직장인 단체 관람이 100여건에 달한다.
내달 초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개막되는 뮤지컬 ‘킹키 부츠’는 웅진씽크빅 아시아나항공 비즈인사이트 등 200여팀이 단체 관람을 신청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원스’도 씨티은행 삼성화재 DHL 토털코리아 등 100여팀이 예매했다.
직장인들이 함께 보는 공연 장르도 대형 뮤지컬 위주에서 중소 뮤지컬과 연극, 발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다음달 3~2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위대한 유산’엔 한국은행 중앙우체국 서브원 등 30여개 단체가 관람을 신청했고, 국립극장에서 다음달 10~28일 공연되는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에도 50~200명 규모의 기업 단체 관람객 8개팀이 예약했다.
연말 단골 인기 공연인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는 BNP파리바은행 안양여성경제인연합회 수산중공업 빨간펜 서울대 한양대 은평초교 등 다양한 곳에서 단체 관람권을 구매했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팀장은 “연말에 함께 공연을 보면서 문화 경험을 공유하며 우의를 다지는 ‘문화 송년회’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맞은 공연계에 ‘단비’
이처럼 공연장을 찾는 ‘문화 송년회’가 활기를 띠자 공연계는 크게 안도하고 있다. 매년 공연하는 작품과 시기가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공연계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올해 말 단체관람객 수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박종환 CJ E&M 공연홍보팀 차장은 “경기 불황으로 연말 단체 관람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다”며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객 수가 급감한 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던 공연시장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단체 관람 특수를 잡기 위한 할인 혜택 등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명동예술극장은 ‘위대한 유산과 함께하는 위대한 송년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최대 30% 할인 혜택과 함께 단체 예매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에 명동 인근 식당이나 카페 등 공연 전후 알맞은 모임 장소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용성 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 과장은 “단체 관객들의 ‘문화 송년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올해 말 단체관람 예약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관객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송태형/이승우/김인선 기자 toughlb@hankyung.com
행사 준비를 맡은 이미경 한은 급여후생팀 차장은 “이런 행사는 올해가 처음인데 공연 다음날 회사 게시판에 송년회 관련 댓글이 100개 가까이 달릴 정도로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공연이 끝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송년회 시즌 맞아 공연장 ‘북적’
송년 모임을 겸해 공연장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0명 안팎의 소부서별 모임부터 1000여명이 넘는 전사적인 송년 행사까지 직장인들의 단체 관람으로 주요 공연장이 북적이고 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밀집한 ‘오피스 타운’과 가까운 공연장들이 직장인들의 ‘문화 송년회’ 장소로 인기다. 직장인들이 업무가 끝나고 단체로 이동해야 하는 관람 특성상 지리적으로 가까운 공연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국은행에 이어 다음달 중순 현대하이스코가 공연장 전 좌석을 예약해 관람하기로 했다. 30~100여명 규모의 부서·팀별 단체 관람 예매가 250여건에 이른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진행하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인 ‘지킬 앤 하이드’는 신한은행이 29일 1700여석 규모의 전석을 빌려 관람하고 다음달 예약된 20명 이상의 직장인 단체 관람이 100여건에 달한다.
내달 초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개막되는 뮤지컬 ‘킹키 부츠’는 웅진씽크빅 아시아나항공 비즈인사이트 등 200여팀이 단체 관람을 신청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원스’도 씨티은행 삼성화재 DHL 토털코리아 등 100여팀이 예매했다.
직장인들이 함께 보는 공연 장르도 대형 뮤지컬 위주에서 중소 뮤지컬과 연극, 발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다음달 3~2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위대한 유산’엔 한국은행 중앙우체국 서브원 등 30여개 단체가 관람을 신청했고, 국립극장에서 다음달 10~28일 공연되는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에도 50~200명 규모의 기업 단체 관람객 8개팀이 예약했다.
연말 단골 인기 공연인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는 BNP파리바은행 안양여성경제인연합회 수산중공업 빨간펜 서울대 한양대 은평초교 등 다양한 곳에서 단체 관람권을 구매했다. 최승희 신시컴퍼니 홍보팀장은 “연말에 함께 공연을 보면서 문화 경험을 공유하며 우의를 다지는 ‘문화 송년회’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 맞은 공연계에 ‘단비’
이처럼 공연장을 찾는 ‘문화 송년회’가 활기를 띠자 공연계는 크게 안도하고 있다. 매년 공연하는 작품과 시기가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공연계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올해 말 단체관람객 수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박종환 CJ E&M 공연홍보팀 차장은 “경기 불황으로 연말 단체 관람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다”며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객 수가 급감한 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던 공연시장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 단체 관람 특수를 잡기 위한 할인 혜택 등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명동예술극장은 ‘위대한 유산과 함께하는 위대한 송년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최대 30% 할인 혜택과 함께 단체 예매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에 명동 인근 식당이나 카페 등 공연 전후 알맞은 모임 장소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정용성 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 과장은 “단체 관객들의 ‘문화 송년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올해 말 단체관람 예약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관객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송태형/이승우/김인선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