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은 현대차 노조를 ‘정치판’에 비유했다. 여러 계파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서다. 현대차 노조엔 성향을 달리하는 10여개 계파가 존재한다. 현 집행부가 속한 ‘현장노동자’는 중도 실리노선이다. ‘민주현장’ ‘금속연대’ ‘금속민투위’ 등은 강성파로 분류된다. ‘현민노’ ‘들불’ ‘소통과연대’ 등은 중도 성향이다. 3개의 군소 계파도 있다.

이들 조직은 2년마다 시행되는 지부장 선거 때 총력을 쏟아붓는다. 매년 노사협상 때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것은 물론이다. 집행부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해 임금협상장을 봉쇄하기도 한다. 올 노사협상이 3개월여 만에 타결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11월 시행된 노조 대의원선거에서는 현 집행부가 속한 현장노동자가 세를 불렸다. 9개 사업부의 노조 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두 자리를 얻었다. 260명을 뽑는 대의원 선거에서도 60여명을 당선시켰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대의원 80~90여명도 성향상 현 집행부에 가깝다. 강성 조직에서는 100여명이 당선됐다.

한 노동전문가는 “얽히고설킨 현대차 노노 갈등 구조는 회사에서도 감히 손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