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대가 다시 왔다] 맨해튼 곳곳 쇼핑객 물결…소비열풍 '블랙 프라이데이'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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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두둑해진 미국
지난달 신규고용 32만여명…3년만에 최대
집값 오르고 유가하락에 주가상승 '시너지'
경기회복→임금상승→소비→투자확대 '선순환'
지난달 신규고용 32만여명…3년만에 최대
집값 오르고 유가하락에 주가상승 '시너지'
경기회복→임금상승→소비→투자확대 '선순환'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23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관광객과 쇼핑객들이 뒤엉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조·직매형 의류(SPA) 업체인 H&M의 매장 직원은 “임시직 20명을 더 뽑아 교대근무 인력을 늘렸지만 손님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서 오늘도 점심을 제대로 못 먹었다”고 말했다. 보석 브랜드 티파니 매장의 한 직원은 “연말에 보너스를 많이 받은 젊은 여성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심리지수 8년 만에 최고
스마트폰, 자동차부터 병원 방문, 외식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는 지난 11월 130만대(연 환산 1720만대)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6%(679억달러) 증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음식 의류 휘발유 등 비(非)내구재 소비는 전달에 비해 늘어나지 않았지만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지출이 1.6% 급증한 게 돋보인다”고 보도했다. 개인들이 값비싼 물건을 사는 데 목돈을 지출하면서 소비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조사팀장은 “경제회복세로 내년에도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소비경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소비 증가=경제 성장’이라는 뜻이다. 올 3분기 미 경제가 5%(연율 기준) 성장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용시장과 유가하락
소비지출 증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갑이 두둑해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은 0.5% 증가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에 임금 상승이 동반돼 실질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임금 상승이 고용시장 회복세, 기업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6.7%에 달했던 실업률은 지난 11월 5.8%로 떨어졌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인원은 32만1000명으로 3년 만에 최대치였다. 올해 전체 신규고용 인원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ISM지수는 11월 58.7로 10월(59.0)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18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주택시장, 그리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식시장 등은 ‘부(富)의 효과’를 만들어내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북돋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 하락은 최대 원유 수입국인 미국의 ‘소비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이날 미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L)당 2.47달러. 지난 4월 연중 최고치에 비해 1달러가량 떨어졌다. 개인들의 소비여력이 그만큼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월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유가가 떨어질수록 기업과 가계의 에너지 비용이 줄어든다”며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욕=장진모/이심기 특파원 jang@hankyung.com
◆소비자심리지수 8년 만에 최고
스마트폰, 자동차부터 병원 방문, 외식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는 지난 11월 130만대(연 환산 1720만대)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6%(679억달러) 증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음식 의류 휘발유 등 비(非)내구재 소비는 전달에 비해 늘어나지 않았지만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지출이 1.6% 급증한 게 돋보인다”고 보도했다. 개인들이 값비싼 물건을 사는 데 목돈을 지출하면서 소비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이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조사팀장은 “경제회복세로 내년에도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를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소비경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소비 증가=경제 성장’이라는 뜻이다. 올 3분기 미 경제가 5%(연율 기준) 성장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용시장과 유가하락
소비지출 증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갑이 두둑해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개인들의 가처분소득은 0.5% 증가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에 임금 상승이 동반돼 실질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임금 상승이 고용시장 회복세, 기업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6.7%에 달했던 실업률은 지난 11월 5.8%로 떨어졌다.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인원은 32만1000명으로 3년 만에 최대치였다. 올해 전체 신규고용 인원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ISM지수는 11월 58.7로 10월(59.0)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18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주택시장, 그리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주식시장 등은 ‘부(富)의 효과’를 만들어내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북돋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 하락은 최대 원유 수입국인 미국의 ‘소비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있다.
이날 미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L)당 2.47달러. 지난 4월 연중 최고치에 비해 1달러가량 떨어졌다. 개인들의 소비여력이 그만큼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월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유가가 떨어질수록 기업과 가계의 에너지 비용이 줄어든다”며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뉴욕=장진모/이심기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