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대가 다시 왔다] 혁신 USA…인재·자금 끌어들이는 소프트파워로 '원톱'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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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되살아난 '주식회사 미국'
'골든타임' 맞춘 양적완화…6년 밀어붙여
경제회복 불씨 살린 '민간 셰일오일 혁명'
이민자의 나라 '늙지 않는 유일한 강대국'
'골든타임' 맞춘 양적완화…6년 밀어붙여
경제회복 불씨 살린 '민간 셰일오일 혁명'
이민자의 나라 '늙지 않는 유일한 강대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선진국 중 미국만 유일하게 빠져나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기축통화인 달러를 쥐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도 있지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사회 시스템과 이를 통한 민간의 혁신,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파워가 작동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양적 완화 일관된 정책 집행
2009년 3월부터 지난 10월 종료 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시작된 양적 완화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빈사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내린 창의적 해법이었다. 6년간 약 4조달러를 푼 양적 완화 조치는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미국 경제를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리즈 손더스 찰스슈와프 수석전략가는 “양적 완화는 독극물 중독으로 죽어가던 미국 경제를 해독주사로 살려낸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미국보다 앞서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실패로 끝났고, 유럽은 뒤늦게 미국식 양적 완화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사학자인 리아콰트 아메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서로 다른 문제를 가진 나라들이 단순히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베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경제구조가 비효율적이고, 유럽은 금융시스템이 취약해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양적 완화의 성공은 적절한 ‘타이밍’의 승리일 뿐 아니라 통화당국과 정부가 ‘경제 살리기’라는 일관된 목표를 위해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란 평가도 나온다.
◆민간의 창의적 혁신
미국의 경제회복을 이끈 밑바탕은 ‘셰일혁명’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투자은행(IB) 전문가는 미국의 셰일혁명에 대해 “자연의 축복이라기보다는 민간의 창의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사회 시스템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셰일오일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유럽과 중국에서도 채취가 가능하다”며 “미국은 되고, 유럽은 실패한 이유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환경보호와 개발이익의 공유화 논란으로 개발이 실패한 반면 미국은 민간업체의 개발을 허용하고, 이익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 셰일 붐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오일 매장량은 580억배럴이다. 러시아(750억배럴)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프래킹 기술로 인해 2006년 31만배럴에 불과하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하루 평균)이 2013년에는 348만배럴로 급증했다. 미국 원유생산량의 45%,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4%에 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향후 2~3년 안에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유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리콘밸리 모델로 대표되는 창업 시스템 역시 미국의 경제회복을 이끈 비결이다. 최첨단 기술이 자본을 끌어들이고 이들의 결합이 다시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면서 창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향한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오늘의 미국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애플, 구글, 트위터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했다.
◆보이지 않는 소프트파워
지난 8월 미국은 중국인에 대한 투자이민비자(EB-5) 발급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10월까지 2개월간 중단했다. 올해 발급된 EB-5 비자 가운데 7000건, 약 80% 이상이 중국인들에게 돌아가자 내린 조치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자들이 ‘차이나 엑소더스’에 나서는 것은 대기 오염과 교통혼잡, 낮은 의료와 교육 수준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낙후된 인프라 외에도 뒤떨어진 사회 시스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파워라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세계의 젊은 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는 ‘고령화되지 않는 유일한 강대국’이다. 인구 노령화의 지표가 되는 중위연령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 중앙정보국(C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중위연령(추정)은 37.6세로 일본과 독일(46.1세), 프랑스(40.9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내린 이민개혁안도 개방적인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합법적 체류권한을 주는 것 외에도 고숙련 근로자와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학생과 기업인 등에 대한 비자 발급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이다. CNN은 “이를 통해 해외 고숙련 노동자의 미국 유입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 등을 중심으로 창업과 투자붐이 부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김순신 기자 sglee@hankyung.com
◆양적 완화 일관된 정책 집행
2009년 3월부터 지난 10월 종료 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시작된 양적 완화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빈사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내린 창의적 해법이었다. 6년간 약 4조달러를 푼 양적 완화 조치는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미국 경제를 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리즈 손더스 찰스슈와프 수석전략가는 “양적 완화는 독극물 중독으로 죽어가던 미국 경제를 해독주사로 살려낸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미국보다 앞서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실패로 끝났고, 유럽은 뒤늦게 미국식 양적 완화를 시도하려고 하지만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사학자인 리아콰트 아메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서로 다른 문제를 가진 나라들이 단순히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베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경제구조가 비효율적이고, 유럽은 금융시스템이 취약해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양적 완화의 성공은 적절한 ‘타이밍’의 승리일 뿐 아니라 통화당국과 정부가 ‘경제 살리기’라는 일관된 목표를 위해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란 평가도 나온다.
◆민간의 창의적 혁신
미국의 경제회복을 이끈 밑바탕은 ‘셰일혁명’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투자은행(IB) 전문가는 미국의 셰일혁명에 대해 “자연의 축복이라기보다는 민간의 창의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사회 시스템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그는 “셰일오일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 유럽과 중국에서도 채취가 가능하다”며 “미국은 되고, 유럽은 실패한 이유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유럽은 환경보호와 개발이익의 공유화 논란으로 개발이 실패한 반면 미국은 민간업체의 개발을 허용하고, 이익을 사유화할 수 있도록 하면서 셰일 붐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오일 매장량은 580억배럴이다. 러시아(750억배럴)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프래킹 기술로 인해 2006년 31만배럴에 불과하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하루 평균)이 2013년에는 348만배럴로 급증했다. 미국 원유생산량의 45%,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4%에 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향후 2~3년 안에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유국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리콘밸리 모델로 대표되는 창업 시스템 역시 미국의 경제회복을 이끈 비결이다. 최첨단 기술이 자본을 끌어들이고 이들의 결합이 다시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면서 창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향한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오늘의 미국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애플, 구글, 트위터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했다.
◆보이지 않는 소프트파워
지난 8월 미국은 중국인에 대한 투자이민비자(EB-5) 발급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10월까지 2개월간 중단했다. 올해 발급된 EB-5 비자 가운데 7000건, 약 80% 이상이 중국인들에게 돌아가자 내린 조치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자들이 ‘차이나 엑소더스’에 나서는 것은 대기 오염과 교통혼잡, 낮은 의료와 교육 수준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낙후된 인프라 외에도 뒤떨어진 사회 시스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파워라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은 세계의 젊은 인재를 끌어들여 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유지하는 ‘고령화되지 않는 유일한 강대국’이다. 인구 노령화의 지표가 되는 중위연령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 중앙정보국(C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중위연령(추정)은 37.6세로 일본과 독일(46.1세), 프랑스(40.9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내린 이민개혁안도 개방적인 사회 시스템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합법적 체류권한을 주는 것 외에도 고숙련 근로자와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학생과 기업인 등에 대한 비자 발급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이다. CNN은 “이를 통해 해외 고숙련 노동자의 미국 유입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 등을 중심으로 창업과 투자붐이 부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김순신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