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란시장서 긴급 방역작업 > 경기 성남시 중원구보건소 직원들이 2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견된 모란시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모란시장서 긴급 방역작업 > 경기 성남시 중원구보건소 직원들이 2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견된 모란시장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에서 팔던 토종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8형)가 발견됐다. 올겨울 수도권 전통시장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모란시장의 닭 시료를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성남시는 시장에서 팔리던 가금류 630여마리를 매몰하고 닭 판매업소 11곳을 폐쇄했다.

시 관계자는 “살처분을 마치고 오염원을 없애기 위한 세척과 소독을 하고 있다”며 “이동, 입식 제한 상황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역당국은 AI에 감염된 토종닭을 사육한 곳이 인천 강화군의 한 농장인 것으로 확인했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농장 닭 120마리의 혈액과 분변을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감염된 닭이 발견돼 소비자 등에게 팔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체 감염 공포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가 AI 발생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아 초기 방역 조치 부실 논란도 일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될 경우 다른 농장으로 전파 위험성이 낮아 해당 시설 폐쇄 조치만 취하고 따로 알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이후 전통시장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여섯 차례 있었지만 모두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이 같은 대응이 문제로 지적되자 농식품부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검출 사실을 모두 밝히기로 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