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대어 LCC, 준비 얼마나…'하반기' 증시 이륙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증시 입성을 예고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장 시점에 몰리고 있다. AK홀딩스 자회사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은 상반기는 어렵지만, 연내에는 상장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 상반기 상장은 '무리'…"하반기 목표로 진행 중"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는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大漁)로 LCC들을 주목하고 있다. LCC들이 적극적으로 운항노선과 항공기를 늘리고 있는 데다 대형 항공사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상장 기대감이 부쩍 높아졌다.

국내 LCC들의 상장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상장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당초 올 3월 상장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 측은 상반기 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관사 선정 이후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가장 빠른 경우를 5월 말로 예상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상장 절차는 물론 향후 시장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과 향후 업황, 유가 등을 지켜보며 가장 적절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증시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도 상장을 서두르진 않고 있다. 에어부산은 상장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두고 주주들간 의견 조율 중에 있으며, 상장주관사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 현재 에어부산의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46%, 부산시 및 부산지역 14개 기업 등이 54%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주주들이 상장이라는 큰 방향은 결정했지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의견이 다소 엇갈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반기보다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예상 몸값 7000억…운항노선·보유 항공기 최대

증시 전문가들은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의 몸값이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올해 예상 순이익과 해외 LCC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산출한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약 6900억원~7400억원으로 예상됐다.

장외주식시장인 K-OTC에서 평가받는 제주항공 시가총액도 지난해 12월30일 기준 약 6800억원이다. 모회사 AK홀딩스 시가총액(약 1조1000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준.

박세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적극적인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를 통해 LCC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취항 이후 탑승객과 공급 좌석 수는 연평균 각각 52% 62% 증가하고, 매출은 49% 늘어나 타 항공사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LCC 업계 내 최대 규모의 운항노선과 보유 항공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항공기는 기존 17대에서 21대로, 운항노선은 23개에서 2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어부산도 지속적인 설적 성장이 전망돼 상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에어부산은 부산이 거점임에도 최근 LCC 업계 수송 여객수 기준 2위로 올라선 서는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인천 거점의 LCC설립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