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진 미쥬에프앤에프 실장(왼쪽부터)과 이숙영 컴트리 사장, 권소현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석주 스틸바움 실장이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권혜진 미쥬에프앤에프 실장(왼쪽부터)과 이숙영 컴트리 사장, 권소현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이석주 스틸바움 실장이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창업 초창기에 돈은 없지, 사업은 안되지 정말 힘들었습니다. 두 딸과 저녁을 먹다가 ‘엄마가 요즘 참 힘들다’고 하자 아이들이 ‘엄마만 힘든 줄 알아? 빈집에 들어오는 게 얼마나 무서운데’라고 소리치더군요. 그렇게 어렵던 순간들을 견디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이숙영 컴트리 사장)

컴퓨터 한 대에서 회사 업무와 개인 일을 구분해 쓸 수 있는 ‘망분리 PC’를 제조하는 컴트리의 이숙영 사장은 창업에 막 뛰어든 새내기들에게 “일단 견디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 사장과 좌담에는 권소현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 사장(온·오프라인 카드)과 이석주 스틸바움 실장(안경테 제조), 권혜진 미쥬에프앤에프 실장(여성복)이 참석했다.

○“직원 채용은 워크넷 활용”

“막 시작한 회사일수록 직원 뽑기가 참 어렵죠”라는 이 사장의 질문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장은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에 ‘보석’ 같은 인재들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워크넷은 구직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에도 산업단지·직종·전공계열별 인재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컴트리는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워크넷으로만 직원을 채용했다. 이 사장은 “워크넷에 처음 가입하면 인력 정보가 너무 많아 당황하기도 하는데, 자주 들어가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며 “채용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도 많아 중소기업이 활용하기에 좋다”고 덧붙였다.

○“자기 관리 더 철저히”

“난 살림만 하던 주부였어요. 한보그룹 전산총괄 이사였던 남편의 실직으로 얼떨결에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야 했습니다. 거래처 미팅에 가면 상대방이 하는 말을 다 외운 뒤 새벽까지 되새기며 공부했습니다.”

이 사장은 여성 최고경영자(CEO)에게는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권 실장은 “남성 CEO라면 웃으면서 넘어갈 법한 일도 여성에 대해서는 구설수와 뒷말이 많다”고 거들었다.

○“정돈된 모습 갖춰야”

“사회적 기업은 고용노동부에서 인증해 주는 제도입니다. 컴트리는 여기에 ‘삼수’를 해서 붙었습니다.”

이 사장은 “막 시작한 회사일수록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을 샅샅이 찾아내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사업 지원을 신청하면) 처음에 많이 떨어진다”며 “지레 포기하지 말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또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날 유일한 ‘청일점’인 이 실장은 “CEO인 아내가 일에 치여 산다”며 안쓰러워했다. 이 사장은 “CEO는 그 회사의 얼굴”이라며 “여성 기업인은 항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돈된 모습을 갖추고 있어야 나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 참석자 소개

◇이숙영 컴트리 사장=‘컴퓨터 나무’라는 뜻의 PC업체를 이끌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200만원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다시 출근했다.”

◇권소현 케이크커뮤니케이션즈 사장=2012년 여성 직원들로만 회사를 차렸다. 3차원(3D)으로 열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기업용 온·오프라인 카드를 만들어 삼성전자 서울대병원 등과 거래하고 있다.

◇이석주 스틸바움 실장=17년간 안경업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아내와 창업했다. 반 년도 채 안 된 창업 새내기다. 가벼우면서도 형태 복원이 잘되는 엑스티타늄이라는 금속 소재로 안경테를 만들어 전국 안경점에 공급하고 있다.

◇권혜진 미쥬에프앤에프 실장=의류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과 의기투합해 2013년 창업했다. 20대 중후반 여성들의 체형에 잘 맞는 한국형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를 만들어 롯데백화점 등에 입점했다.

여성시대 자문단에 묻고 싶은 질문은 이메일(womanceo@hankyung.com)로 보내주십시오. 다음주에는 러시아 수출 및 기술이전 컨설팅 사업을 하는 이선영 유라스텍 대표가 멘토로 나섭니다.

김정은/추가영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