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지원을 담은 이번 대책에는 주택임대관리업 육성책도 포함됐다. 이는 세입자 알선, 임차료 징수, 주택 유지 및 보수 등 임대주택 관리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일본식 전문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임대주택 관리업무와 주택관리공단의 임대관리 업무 중 임대료 책정과 소득·자산 검증 등의 업무를 제외하고 민간시장에 개방하기로 했다. 올해 5·10년 임대(2만5000가구), 50년 임대(2만6000가구), 매입임대(8만5000가구) 등 총 13만7000가구를 우선 개방한다. 2017년까지 영구임대(12만가구)와 국민임대(38만3000가구) 관리도 차례로 민간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현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중심인 LH 임대주택 관리업무 입찰 요건도 완화하고 계약 규모도 대형화해 기업들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임대주택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이 노후 주택 소유자 등을 찾아다니면서 임대주택 사업을 제안하고 관리까지 책임지는 일본 레오팔레스21 등 민간 임대주택 분야 전문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1973년 설립된 레오팔레스21은 연매물 8조원대(임대주택 60만가구 관리)의 일본 1위 주택임대관리 기업이다. 개발·관리는 물론 금융 기능까지 갖췄다. 일본은 2000년 이후 도심의 소규모 용지를 임대주택으로 개발하는 업체를 육성해 부동산 침체 해소는 물론 은퇴 세대의 노후 생활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분양주택을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분양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통매각을 허용하고, 임대주택 품질 개선과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 12월 이후 6년간 동결된 표준건축비도 인상하기로 했다. 표준건축비는 임대주택 최초 임대료와 분양전환 가격 기준이 된다. 또 민간 임대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지원센터도 국토교통부에 설치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산층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보다는 교통과 교육 여건이 좋고 편의시설이 풍부한 도심 내 임대주택 거주를 선호한다”며 “도심 속 소규모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도록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도 “일본은 땅을 임대주택으로 개발한 사람에 대해 상속세와 증여세를 30~70%까지 줄여주고, 지방세를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시장이 활성화될 때까지 임대 사업자들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