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체의 힘을 앞세워 공을 치려고 하면 뒤땅을 치게 된다. 몸 왼쪽에 가상의 벽을 만들어야 체중 이동을 통해 강한 임팩트를 얻을 수 있다.
상체의 힘을 앞세워 공을 치려고 하면 뒤땅을 치게 된다. 몸 왼쪽에 가상의 벽을 만들어야 체중 이동을 통해 강한 임팩트를 얻을 수 있다.
아마추어의 영원한 소망은 ‘슬라이스 탈출’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주 백스윙을 배운 뒤 연습장에서 클럽을 휘둘러봤지만 공이 대부분 오른쪽으로 강하게 휘었다. 스윙 장면을 촬영하자 원인이 드러났다.

분명 타이거 우즈처럼 호쾌하게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영상 속의 남자는 떨어지는 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야구 선수의 모습이었다. 신나송 프로는 “처음 골프를 배울 때 대부분 겪는 과정”이라며 “다운스윙 때 하체나 몸을 이용하지 않고 상체의 힘으로만 공에 덤비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몸 왼쪽에 벽 만들기

올바른 다운스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 프로는 먼저 공을 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을 치지 말라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클럽헤드를 공에 맞추기보단 앞쪽으로 뿌리친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공을 때리려는 생각이 앞서면 머리나 손, 즉 상체가 먼저 움직이게 돼 정확하게 스윙을 하기 어렵습니다.”

신 프로는 백스윙 때처럼 ‘하체’를 강조했다. 하체가 단단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스윙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주 백스윙을 배울 때 하체는 버티고 상체는 최대한 꼰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고 했죠. 몸을 비틀어서 오른쪽 다리에 힘을 모은 것은 다운스윙 때 풀어버리기 위한 거예요. 비튼 몸을 풀면서 팔과 클럽을 던져준다는 느낌으로 다운스윙을 하면 됩니다. 어드레스 때 왼쪽 엉덩이 옆에 가상의 벽을 생각한 뒤 여기에 몸을 부딪힌다는 느낌으로 하면 상체가 먼저 움직이지 않습니다.”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가 놓는 원리를 생각하자 이해하기 쉬웠다. 1회 때 배웠던 볼 던지기처럼 하체와 몸통의 회전을 이용하고 팔은 따라온다는 느낌으로 하면 된다. 과연 하체의 힘을 의식하고 공을 쳤더니 별로 힘을 주지 않았는데 공의 비거리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신 프로는 체중 이동이 안 돼 비거리가 잘 안 나오거나 슬라이스가 심한 골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다운스윙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뒤땅·캐스팅 동작 없애려면

캐스팅 동작(손목이 풀리는 현상)도 초보 골퍼의 고질병이다. 손목이 풀려 팔이 먼저 내려오면 당연히 제대로 원을 만들기 힘들다. 팔꿈치가 뒤로 빠지는 ‘치킨 윙 현상’이 발생하면 원을 만들더라도 뒤땅을 치게 된다. 이때는 백스윙 자세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게 좋다.

다운스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신 프로는 클럽헤드의 바로 아랫부분을 잡으라고 했다. 그 상태에서 손으로 클럽을 몸쪽으로 당기면서 내리지 말고, 몸 오른쪽 바닥으로 바로 떨어뜨리면 된다. 그립 끝 부분으로 바닥을 찍는 느낌이다. 이를 반복한 뒤 스윙을 하자 뒤땅을 칠 것 같았지만 오히려 더 부드럽게 원이 만들어졌다. 클럽을 마음껏 휘두르고 싶었지만 신 프로는 ‘똑딱이’(▶본지 1월2일자 A31면 참조) 동작에서 ‘딱’(4시 방향)까지만 치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풀스윙을 가져가면 상체로 스윙하는 습관이 붙어요. 팔을 끝까지 뻗지 못하고 빨리 접어버리기 때문에 호쾌한 스윙 자세가 나오지 않죠. 하체와 몸통의 느낌을 익힐 때까지는 ‘딱’까지만 치는 게 좋습니다. 체중 이동이 잘 안되는 분들도 여기서 스윙을 끊는 연습을 해보면 좋습니다.

또 처음부터 머리로 공을 따라가지 말고 티를 보고 있다가 스윙을 마친 뒤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다음 시간에는 다운스윙을 완성하기 위한 ‘폴로스루’에 대해 배워보겠습니다.”

글=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