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비엔날레 공예 기획자 알랭 드 보통 방한 "아름다움을 통한 치유의 방법 찾겠다"
스위스 출신 영국인 알랭 드 보통(사진)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통찰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2013년 번역 출간한 저서 ‘영혼의 미술관’에서 예술을 통해 우리가 인생의 좌절과 고단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등 그가 쓴 책 제목만 읽어도 그의 폭넓은 관심 범위를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오는 9월 개막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예특별전의 기획자로 참여한다. 청주비엔날레 관계자는 “보통은 예술과 철학의 만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라며 “이번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한국 작가들과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획자라고 판단해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전 구상을 위해 답사차 청주를 방문한 그는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을 주제로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며 “전시장을 나서면 한층 성숙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날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한국 작가들과 만나 다섯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보통은 “굉장히 흥분되고 기대되는 프로젝트”라며 “예술가의 작품에 심리적인 가치를 녹여내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에 참가할 한국 작가는 총 16명으로 공예기법과 공예에 대한 역사 인식을 갖춘 작가, 공예로 심리·철학적 요소를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작가들로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의 주제는 ‘아름다움과 행복’이다. 그는 “이번 전시로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받는 것, 철학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모든 작업을 ‘더 나은 삶을 위한 제안’이라고 정의한 보통은 “이번 프로젝트 또한 치유의 연장선에 있다”며 “관람객들이 작가와 재미있게 소통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보통은 앞으로 개막 직전까지 특별전에 참가한 작가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메일 등을 통해 1 대 1로 소통할 계획이다. “경제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문화적 가치는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 문화를 진단한 그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국의 공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