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국정연설 "美 위기 그림자 지나갔다…이젠 중산층 경제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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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위기의 그림자가 지나갔다. 이제 중산층 경제를 살려야 할 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혹독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이 시점에 향후 15년 또는 수십년간 누구를 살려야 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경제 회복과 관련, “상위 1%가 부에 걸맞은 세금을 내는 것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세금 구멍을 차단하자”며 “그 돈을 중산층의 가족 부양이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언급한 세금 구멍이란 주식 등 금융자산을 상속받을 때 자본이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자본이득세율 인상(23.8%→28%)과 대형 금융사 특별세 부과 등을 통해 10년간 3200억달러의 세수를 확충하고, 이 가운데 2350억달러를 중산층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정부 지출 확대를 겨냥해 “큰 정부가 중산층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성장이 중산층을 돕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국민은 의회를 통과하지도 못하고 민심만 자극하는 화두를 원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도전적으로 담대한 아젠다를 제시했다”고 평가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포퓰리즘’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어 ‘오바마 아젠다’가 실행으로 옮겨질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도 무역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신속협상권(TPA)을 부여해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무역 규칙을 만들려 한다”며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지표 호전과 더불어 1년8개월 만에 50% 지지율을 회복한 덕분인지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총 86차례 박수가 쏟아졌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바라볼 때가 많았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혹독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이 시점에 향후 15년 또는 수십년간 누구를 살려야 할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경제 회복과 관련, “상위 1%가 부에 걸맞은 세금을 내는 것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세금 구멍을 차단하자”며 “그 돈을 중산층의 가족 부양이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가 언급한 세금 구멍이란 주식 등 금융자산을 상속받을 때 자본이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자본이득세율 인상(23.8%→28%)과 대형 금융사 특별세 부과 등을 통해 10년간 3200억달러의 세수를 확충하고, 이 가운데 2350억달러를 중산층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정부 지출 확대를 겨냥해 “큰 정부가 중산층을 지원하는 게 아니라 성장이 중산층을 돕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국민은 의회를 통과하지도 못하고 민심만 자극하는 화두를 원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도전적으로 담대한 아젠다를 제시했다”고 평가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포퓰리즘’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어 ‘오바마 아젠다’가 실행으로 옮겨질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도 무역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신속협상권(TPA)을 부여해달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주도적으로 무역 규칙을 만들려 한다”며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지표 호전과 더불어 1년8개월 만에 50% 지지율을 회복한 덕분인지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총 86차례 박수가 쏟아졌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바라볼 때가 많았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