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무에 강성 좌파 경제학자…강적 만난 '트로이카'
헬스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에 짧은 머리. 27일(현지시간) 그리스 신임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아테네대 교수는 외모만 보면 권투선수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듣는다. 게임이론을 전공한 경제학자 출신의 바루파키스 신임 장관은 앞으로 그리스 정부를 대표해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로 불리는 국제 채권단과 긴축정책 완화와 국가부채 감축을 놓고 ‘싸워야’ 한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트로이카의 구제금융이 시작된 2010년부터 긴축에 반대했다. 2012년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지지하면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인연을 맺은 그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그리스에 물고문을 가하고 있다”며 “비인간적인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부채 감축을 요구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오스트리아계 그리스인으로 영국 에섹스대에서 공부했으며 옥스퍼드대와 호주 시드니대, 미국 텍사스대에서 강의하는 등 경제에 대한 학문적 역량도 인정받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이 체력과 지력을 겸비한, 쉽게 굴복시킬 수 없는 적수를 만났다”(영국 일간지 가디언)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그리스에 재정위기가 닥친 뒤 라디오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경제문제를 쉽게 설명하는 것으로 대중적 인기도 쌓았다. 자신의 재무장관 지명 사실을 개인 블로그를 통해 처음 알렸으며 12만8000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리는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바루파키스 장관과 함께 경제를 담당할 부총리에는 공산당 출신의 야니스 다라카사키스가 임명됐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