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비뚤어지는 치열…그대로 두면 잇몸질환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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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늘어나는 중장년 치아 교정
치아 비틀림에 양치 힘들어…잇몸뼈 흡수·충치 등 유발
환자 수 15년 새 2배 증가
인코그니토·인비절라인 등 눈에 안 띄는 치료법 인기
임플란트는 교정 끝나고 해야
치아 비틀림에 양치 힘들어…잇몸뼈 흡수·충치 등 유발
환자 수 15년 새 2배 증가
인코그니토·인비절라인 등 눈에 안 띄는 치료법 인기
임플란트는 교정 끝나고 해야
지난해 잇몸 질환으로 치과병원을 찾은 이모씨(52)는 위 앞니 두 개를 빼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랫니 치열도 엉망이었다. 그는 1년간 교정 치료로 위 앞니에 공간을 확보했고, 아랫니 하나를 빼고 가지런하게 배열한 뒤 보철 치료를 받았다.
한 40대 남성은 서울 여의도의 한 치과를 찾아 심하게 비뚤어진 자신의 치아에 대해 고민을 토로했다. 들쑥날쑥한 치아 배열로 이를 구석구석 닦기 힘들고 치석·세균 침착과 이에 따른 충치, 잇몸뼈 흡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환자는 현재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데, 가지런해지고 있는 치아 배열과 구강의 위생 상태 개선에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치아 비틀림 많아
어린이나 청소년 등 젊은 층에서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치아·치열 교정을 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연세대 치과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지난해 치아교정 치료를 받은 환자 1556명 중 40세 이상은 161명으로 10.3%였다. 3년 전인 2011년에는 8.8%, 그보다 앞선 2006년에는 6.8%, 10년 전인 2001년에는 5.4%였다.
나이가 들면 치아도 노화에 접어들어 치아 배열 상태가 점점 나빠진다. 젊은 시절보다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불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부기가 반복되면서 치아 사이가 뜨거나 비뚤어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는데, 치아가 나이 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표적으로 앞니가 겹쳐 앞으로 돌출되면서 토끼 이빨 같은 모양이 되거나 치아배열이 흐트러져 비뚤어지고 치아 사이가 듬성듬성하게 벌어진다.
권순용 센트럴치과 원장은 “10년 전에 비해 40대 이상 교정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존에는 비뚤어지거나 벌어진 치아로 인한 건강과 기능상 이유로 치아 교정을 많이 했다면 최근에는 돌출입 교정을 위해 치과를 찾는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눈에 띄지 않는 설측 교정과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치료법이 나오면서 중년기 이후의 치아교정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한치과교정학회가 20대부터 70대까지 5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30대는 돌출·덧니 개선을 위해 교정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40대 이후에는 치아 사이의 틈, 비뚤어진 치아로 인한 부정교합을 개선하고자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유형석 연세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대한치과교정학회 총무이사)는 “나이가 들수록 비뚤어지는 치열을 그대로 놔두면 치아 사이에 세균이 더 많이 생겨 잇몸질환을 겪기 쉽다”며 “교정치료를 하면 칫솔질이 쉬워지면서 잇몸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눈에 안 띄는 치아 교정 인기
치아 교정은 브라켓이라고 하는 교정장치와 와이어를 이용한 교정이 가장 대중적이다. 보통 세라믹 교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치아 바깥에 훤히 교정기가 드러나 보이는 순측 치아 교정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이런 점을 보완해 최근에는 티 안 나는 치아교정법이 나왔다. 인코그니토와 인비절라인이 대표적이다.
인코그니토는 치아 안쪽에 교정기를 붙이는 ‘설측 교정’이다. 인비절라인은 투명한 망스피스 형태의 교정기를 치아에 씌운다고 해서 ‘투명 교정’이라고 부른다.
인코그니토는 환자의 치아 상태를 정밀한 ‘CAD/CAM(초정밀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뒤 인코그니토 장치를 환자의 치아에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금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체친화적이고 불편감을 줄여준다. 반면 인비절라인은 투명한 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때와 양치질할 때 쉽게 교정기를 뺄 수 있어 위생에도 좋다. 결혼이나 발표 등의 행사에도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앞니 몇 개만 부분적으로 교정받고 싶을 경우 인코그니토 라이트를 고려할 만하다. 인코그니토 라이트는 6~8개 정도의 치아만을 교정할 때 사용하는 인코그니토 교정법이다. 경우에 따라 3~9개월 내에 교정치료를 마칠 수 있다.
허재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치열이 고르지 않을 뿐 아니라 치아 상태까지 나빠 임플란트와 치아 교정을 동시에 원하는 중장년층도 있다”며 “이 경우에는 치아 교정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치아는 이동이 가능하지만 임플란트는 한 번 심으면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치조골 상태 따라 치료기간 달라
나이가 들어도 치조골 상태가 양호하면 누구나 치아 교정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당뇨병 환자, 골다공증 약을 먹는 사람, 치조골 소실이 너무 심한 사람 등은 치료하기 어렵다.
허 원장은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고령일수록 치아 교정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진다. 보통 비(非)발치는 1~2년, 발치는 2~3년 걸리는데 중년기는 보통 6~12개월 더 걸리고 치조골 상태에 따라 기간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임플란트가 좋다고 해도 자신의 치아만 못하다”며 “40~50대는 앞으로 80~90세까지 살 텐데, 기왕이면 임플란트나 틀니보다는 자신의 치아를 잘 보존해서 오래 쓰는 것이 좋으므로 나이 들어 민망하다고 생각지 말고 치열 교정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치아의 부분 마모도 쉽게 진행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치아 교정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유형석 연세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허재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 권순용 센트럴치과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한 40대 남성은 서울 여의도의 한 치과를 찾아 심하게 비뚤어진 자신의 치아에 대해 고민을 토로했다. 들쑥날쑥한 치아 배열로 이를 구석구석 닦기 힘들고 치석·세균 침착과 이에 따른 충치, 잇몸뼈 흡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환자는 현재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데, 가지런해지고 있는 치아 배열과 구강의 위생 상태 개선에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치아 비틀림 많아
어린이나 청소년 등 젊은 층에서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치아·치열 교정을 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연세대 치과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지난해 치아교정 치료를 받은 환자 1556명 중 40세 이상은 161명으로 10.3%였다. 3년 전인 2011년에는 8.8%, 그보다 앞선 2006년에는 6.8%, 10년 전인 2001년에는 5.4%였다.
나이가 들면 치아도 노화에 접어들어 치아 배열 상태가 점점 나빠진다. 젊은 시절보다 심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불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부기가 반복되면서 치아 사이가 뜨거나 비뚤어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는데, 치아가 나이 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표적으로 앞니가 겹쳐 앞으로 돌출되면서 토끼 이빨 같은 모양이 되거나 치아배열이 흐트러져 비뚤어지고 치아 사이가 듬성듬성하게 벌어진다.
권순용 센트럴치과 원장은 “10년 전에 비해 40대 이상 교정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존에는 비뚤어지거나 벌어진 치아로 인한 건강과 기능상 이유로 치아 교정을 많이 했다면 최근에는 돌출입 교정을 위해 치과를 찾는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눈에 띄지 않는 설측 교정과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치료법이 나오면서 중년기 이후의 치아교정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한치과교정학회가 20대부터 70대까지 5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0~30대는 돌출·덧니 개선을 위해 교정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고, 40대 이후에는 치아 사이의 틈, 비뚤어진 치아로 인한 부정교합을 개선하고자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유형석 연세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대한치과교정학회 총무이사)는 “나이가 들수록 비뚤어지는 치열을 그대로 놔두면 치아 사이에 세균이 더 많이 생겨 잇몸질환을 겪기 쉽다”며 “교정치료를 하면 칫솔질이 쉬워지면서 잇몸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눈에 안 띄는 치아 교정 인기
치아 교정은 브라켓이라고 하는 교정장치와 와이어를 이용한 교정이 가장 대중적이다. 보통 세라믹 교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치아 바깥에 훤히 교정기가 드러나 보이는 순측 치아 교정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이런 점을 보완해 최근에는 티 안 나는 치아교정법이 나왔다. 인코그니토와 인비절라인이 대표적이다.
인코그니토는 치아 안쪽에 교정기를 붙이는 ‘설측 교정’이다. 인비절라인은 투명한 망스피스 형태의 교정기를 치아에 씌운다고 해서 ‘투명 교정’이라고 부른다.
인코그니토는 환자의 치아 상태를 정밀한 ‘CAD/CAM(초정밀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뒤 인코그니토 장치를 환자의 치아에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금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체친화적이고 불편감을 줄여준다. 반면 인비절라인은 투명한 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음식을 먹을 때와 양치질할 때 쉽게 교정기를 뺄 수 있어 위생에도 좋다. 결혼이나 발표 등의 행사에도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앞니 몇 개만 부분적으로 교정받고 싶을 경우 인코그니토 라이트를 고려할 만하다. 인코그니토 라이트는 6~8개 정도의 치아만을 교정할 때 사용하는 인코그니토 교정법이다. 경우에 따라 3~9개월 내에 교정치료를 마칠 수 있다.
허재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은 “치열이 고르지 않을 뿐 아니라 치아 상태까지 나빠 임플란트와 치아 교정을 동시에 원하는 중장년층도 있다”며 “이 경우에는 치아 교정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치아는 이동이 가능하지만 임플란트는 한 번 심으면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치조골 상태 따라 치료기간 달라
나이가 들어도 치조골 상태가 양호하면 누구나 치아 교정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당뇨병 환자, 골다공증 약을 먹는 사람, 치조골 소실이 너무 심한 사람 등은 치료하기 어렵다.
허 원장은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고령일수록 치아 교정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진다. 보통 비(非)발치는 1~2년, 발치는 2~3년 걸리는데 중년기는 보통 6~12개월 더 걸리고 치조골 상태에 따라 기간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임플란트가 좋다고 해도 자신의 치아만 못하다”며 “40~50대는 앞으로 80~90세까지 살 텐데, 기왕이면 임플란트나 틀니보다는 자신의 치아를 잘 보존해서 오래 쓰는 것이 좋으므로 나이 들어 민망하다고 생각지 말고 치열 교정치료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치열이 고르지 않으면 치아의 부분 마모도 쉽게 진행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치아 교정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유형석 연세대 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허재식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원장, 권순용 센트럴치과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