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인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사모펀드(IBK펀드)와 금호고속 직원들이 충돌해 직원과 용역 등 10여명이 다쳤다.

1일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0분께 IBK펀드가 고용한 용역직원 30여명이 서울 반포동 고속터미널 9층에 있는 금호고속 임원실을 점거했다. 이어 낮 12시50분께 금호고속 직원들이 임원실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는 용역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금호고속 직원 9명과 용역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양측은 모두 자신들 쪽에서 부상자가 더 많이 발생했고 상대방이 먼저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점심식사를 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 IBK펀드 측 용역들이 잠금장치를 따고 임원실을 점거했다”고 말했다. IBK펀드 측은 “대표이사 선임 후 처음으로 금호고속 임원실에 정상 출근한 것”이라며 “출근하지 않으면 대표이사로서 배임이 될 수 있다”고 맞섰다. 양측은 사태 해결을 위해 4시간가량 면담을 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IBK펀드는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2년 자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K펀드에 금호고속을 매각했다. 당시 양측은 금호그룹이 금호고속을 계속 경영하면서 회사를 재매각할 때 금호그룹에 우선매수권을 주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회사 재매각 시점에서 금호그룹이 금호고속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매각 작업을 방해하자 양측의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IBK펀드는 최근 이덕연 부사장 등 금호고속 임원 2명을 지시 불이행 등 사유로 해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회사 재매각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를 해임하고 김대진 박봉섭 씨를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김성산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불법 해임”이라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