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인기, 제대로 꽃 피었네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됐던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수원 광교신도시 청약 경쟁률이 400 대 1을 웃도는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분양 초기 계약률이 70~80%에 달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세가 이어져 연 1%대까지 내려가면서 공급물량 증가와 함께 수익률이 떨어졌던 오피스텔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전세난 여파로 주거형 오피스텔이 중소형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위례·광교 오피스텔 청약 열기

오피스텔 인기, 제대로 꽃 피었네
이달 초 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172실 모집에 7만2693명이 몰려 평균 42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2년 이후 금융결제원 인터넷 청약시스템을 통해 분양한 25개 오피스텔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다. 전용 77㎡는 30실 모집에 2만4014명이 몰려 경쟁률이 800 대 1에 달했다. 이곳 장영우 분양소장은 “전용 77㎡는 모든 가구에 테라스가 적용됐고 일반 아파트와 같은 4베이 판상형으로 설계한 게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3일 청약을 받은 경기 위례신도시 ‘우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도 304실 모집에 532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 17.5 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 요지에서 분양도 이어진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달 광교신도시에서 ‘엘포트 아이파크’를, 대우건설은 서울 합정동에서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분양을 준비 중이다.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분리과세

오피스텔 인기, 제대로 꽃 피었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오피스텔은 부동산시장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다. 공급이 늘어나면서 임대수익률이 잇따라 떨어진 데다 2013년 시행된 취득세 영구 인하에서도 오피스텔이 제외되는 등 투자자들에게 매력도가 낮아졌다. 그랬던 오피스텔이 작년 말부터 분양시장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무엇보다 저금리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상가와 함께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시중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1~2%대인 반면 오피스텔은 예전에 비해 낮아지긴 했지만 수익률이 연 5~6%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1월 기준)은 연 5.6% 선이다.

임대사업자의 세금부담이 완화된 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으로 지난해 내놓은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분리 과세’ 대상에 주택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도 포함됐다. 2016년까지는 비과세 혜택도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신고해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엔 취득세 4%도 면제된다. 황재규 신한은행 세무사는 “예전엔 주거용 오피스텔이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을 수 없어 업무용으로 신고하는 일이 많았다”며 “하지만 주거용으로 신고해도 취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어 투자자의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공실 가능성이 높은 점은 위험 요인이다. 황 세무사는 “최근 신규 오피스텔 분양가격이 싸지 않은 데다 입주 전까지 2년 가량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대신 저렴한 기존 오피스텔을 두 개 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