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사회적 기업 MBA과정 1기 졸업식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오른쪽)이 졸업생 허미호 위누 대표를 축하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MBA과정 1기 졸업식에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오른쪽)이 졸업생 허미호 위누 대표를 축하하고 있다. SK 제공
지난 14일 서울 KAIST 홍릉캠퍼스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SK그룹이 KAIST와 공동으로 개설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1기 졸업식이 열린 것. 김선경 자락당 대표 등 20명이 졸업장을 받고 사회적 기업 경영 전선에 뛰어들었다.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최태원 회장이 주도한 사회적 기업가 양성이 2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기업, 따뜻한 동행] SK, '착한 경제' 위한 사회적 기업가 첫 배출
SK그룹의 사회공헌은 나눔을 통해 사회 문제의 구조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적 기업 육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SK의 사회공헌은 긴 호흡을 갖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수익을 내고, 수출을 하고, 고용을 만드는 것도 사업보국의 길이지만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사회와 더불어 가치를 키우고 나누는 것 또한 사회 기여의 방법이다.” 최 회장이 지난해 펴낸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밝힌 말이다. 최 회장은 평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다른 그룹에 비해 사회적 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다.

SK는 사회적 기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경영자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2013년 2월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MBA과정을 개설한 이유다. 오는 9월에는 부산대에도 사회적 기업가 MBA과정을 개설, 10명의 신입생을 받는다. MBA과정에는 정규 경영과목 외에도 사회적 기업 창업과 투자 유치, 멘토링, 인큐베이팅 등 기업 양성에 필요한 과목이 포함된다. KAIST 사회적 기업 MBA과정 1기 졸업생인 허미호 위누 대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사회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상생경영 모토는 ‘물고기를 가져다 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알려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단순한 지원으로는 협력업체와의 장기적인 상생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키워드는 교육이다. SK는 2007년부터 ‘동반성장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어 협력업체 CEO들에게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리더십 등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핵심 노하우를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200여명의 협력업체 CEO가 수강했다. 강의료는 그룹 계열사가 부담한다.

세미나는 협력업체 CEO들과 SK 경영진의 소통의 장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의 협력업체 블루엔이 정홍채 대표는 “현장에서 밤낮없이 일하다 보면 교육 기회를 갖기 어려운 것이 중소기업의 현실인데 SK 같은 대기업이 교육 인프라와 기술력을 협력사와 공유해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는 ‘동반성장 e러닝 온라인 과정’을 개설해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주고 있다.

SK는 상생경영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SK는 2013년 3600억원이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지난해 4200억원으로 확대했다.

SK는 이 펀드에서 협력업체에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다. 협력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동반성장사모투자펀드(PEF)도 운영 중이다. PEF는 SK가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업체와 장기적 관점에서 동반성장을 위해 2012년 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지금까지 콘텔라, 동진쎄미캠, 성창 E&C 등 협력업체가 투자를 받았다.

SK는 지난해 10월 울산 문수 월드컵 컨벤션센터에서 25개 협력사가 참여한 가운데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SK동반성장위원회가 지역 중소 협력사의 우수 인재 채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