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친구 영전에 바치는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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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유망주 친구 위로하러 왔다가 불의의 교통사고
'금메달 약속'은 못 지켰지만…
국민대에 명예학위 달라 청원
'금메달 약속'은 못 지켰지만…
국민대에 명예학위 달라 청원

국민대는 26일 학위수여식에서 체육학과 91학번인 고(故) 김종태 씨(사망 당시 21세)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 21년 전 숨진 친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해달라는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곽대성 하이원스포츠단 사무국장(42)의 청원을 받아들여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곽 국장과 유도를 함께 해온 국민대 선수였던 김씨는 소식을 듣고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영남대 캠퍼스로 달려왔다. 김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운동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너는 친구들을 대신해 꼭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며 곽 국장을 위로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김씨는 곽 국장과 헤어지고 불과 몇 분 뒤 캠퍼스를 달리던 차에 치여 숨졌다. 곽 국장은 “종태가 죽은 뒤 한동안은 정신병원 입원을 고려할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곽 국장과 김씨는 대구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부에서 처음 만났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왜소한 체격이었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괴롭혔던 친구들로부터 서로를 지켜주면서 금세 친해졌다. 중학교는 각자 다른 곳으로 갔지만 고등학생 시절 계성고 유도부에서 다시 만나며 우정을 쌓았다.
곽 국장은 학위수여식에서 김씨의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