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심화…새 아파트 인기…미분양, 확 줄었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은 물론 지난해 말 ‘부동산 3법(法)’ 통과 이후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한 투자자들까지 분양시장에 몰리면서 미분양 주택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이 3만6985가구로 작년 12월(4만379가구)보다 8.4% 감소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미분양 주택이 정점을 찍었던 2009년 3월(16만5641가구) 이후 가장 적다.

미분양 주택은 신규 공급에 따라 월별로 등락을 거듭했지만 연간 수치로는 2009년 이후 매년 2만~3만가구씩 감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저금리 여파로 전셋값이 치솟자 30~40대 세입자들이 새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지난달 분양한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는 전체 계약자 중 30대가 26%, 40대가 27%를 차지했다. 같은 달 계약이 마감된 경기 김포시 ‘한강 센트럴자이’도 계약자의 40%가 30대, 40대가 29%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이 전달보다 4.3% 줄어든 1만8955가구로 전달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지방의 미분양 주택 역시 과잉공급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12.3% 줄어든 1만8030가구로 수도권보다 감소 폭이 컸다.

입주 후에도 ‘불꺼진 집’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5351가구로 지난해 12월(1만6267가구)보다 5.6% 감소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07년 8월(1만5116가구) 이후 월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대사업과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매입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주택 규모별로도 실수요 위주의 85㎡ 이하 중소형과 투자 수요가 많은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모두 감소했다. 85㎡ 초과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1075가구 감소한 1만2320가구, 85㎡ 이하 미분양은 같은 기간 2319가구 줄어든 2만4665가구로 집계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