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메리어트, 실적왕 지배인 자른 이유
메리어트호텔 체인의 최고경영자(CEO)인 빌 메리어트는 한 지점의 총지배인이 취임 9개월 만에 놀라운 실적을 올린 소식을 들었다. 그 비결을 알고자 해당 호텔을 찾은 빌은 총지배인이 직원들을 수시로 괴롭히고 벌을 줘 살얼음판같이 된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는 결국 ‘직원이 최우선’이라는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지배인을 해고했다.

어떻게 사람을 이끌 것인가는 ‘호텔업계의 제왕’이라 불리는 빌 메리어트가 성공철학을 직접 풀어 놓은 책이다. 그는 60년간 CEO로 재직하면서 아버지가 세운 작은 레스토랑을 70여개국, 4000여개 호텔에서 30여만명의 임직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저자는 “성공의 배경에 ‘직원을 잘 돌보면, 그들이 고객을 잘 돌볼 것이다’는 따뜻한 사람 경영이 있다”고 말한다.

메리어트가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를 하는 때였다. 어떤 경영진도 그가 한껏 기대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는 한 임원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 임원은 이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조목조목 말했다. 메리어트는 그에게 고마워하며 즉시 프로젝트를 폐기했다.

저자는 “질서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끌어안으라”고 강조한다. 메리어트는 식당으로 출발해 호텔로 변신하고 이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커 나가자 부동산 개발기업으로 회사를 재정비했다. 메리어트가 지은 호텔 건물을 보유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팔아 장기 경영 계약을 맺었다. 이런 변신 속에서도 호텔이란 ‘업의 본질’은 잊지 않았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