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얘기 들어주고 함께 잘 놀고, 진정성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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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기아차 판매왕' 박광주 부장…누적 판매 5000대 돌파
판매왕 되려면 감정조절은 필수
화 내는 건 3초, 사과엔 3일 걸려
명함 가져다 학교에 돌린 아들
'우리 아빠 판매왕이다' 자랑
판매왕 되려면 감정조절은 필수
화 내는 건 3초, 사과엔 3일 걸려
명함 가져다 학교에 돌린 아들
'우리 아빠 판매왕이다' 자랑
“당장 손해 보더라도 끝까지 진심으로 손님을 대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비결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아자동차 최초로 누적 5000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박광주 기아차 테헤란로지점 영업부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진정성밖에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1994년 기아차에 입사한 그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전국 10위권 내 세일즈맨에게 주어지는 ‘기아 판매왕’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입사 18년차인 2012년 8월 3000대를 달성했고 이후 22개월 만에 1000대를 추가해 4000대, 또 8개월 만에 1000대를 더해 5000대 기록을 세웠다.
“입사 후 10년 가까이 그저 고객이 부르면 달려가고 온갖 넋두리를 다 들었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다른 영업사원에게 사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해드리려고 했죠. 그랬더니 차를 산 고객이 3~4년 후에 다시 구입하는 것은 물론 다른 고객도 소개해 주더군요. 입사 첫해 거래를 시작해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 건설업체 사장도 있습니다.”
박 부장이 최근 판매량을 크게 늘린 데는 카셰어링(시간제 렌터카) 업체 쏘카와의 인연이 큰 몫을 했다. 2011년 11월 김지만 대표가 벤처기업으로 설립한 쏘카는 현재 운영 차량 2000대를 보유한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로 성장했지만 박 부장을 만나던 2013년 초까지만 해도 운영 차량이 200대도 안 되는 소규모 업체였다.
“당시 쏘카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습니다. 서울시의 투자 주선 확약까지 받았지만 보유 차량이 부족해 시가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었죠. 자금이 부족한 업체에 차를 대량으로 파는 회사를 찾기도 어려웠고요. 아는 사람 소개로 김 대표를 만나 보니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돈 7억원을 넣은 통장을 회사에 보증으로 제출하고 95대를 쏘카에 보냈습니다. 그 이후 쏘카가 구매하는 기아차 대부분을 공급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박 부장의 휴대폰에 등록된 카카오톡 친구는 5000명이 넘는다. 골프, 등산, 동향(경북 안동) 출신 등 그가 조직한 모임도 1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지인에게나 모임에서 한 번도 ‘차 사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제가 모임을 만들면 다들 차 팔려고 한다고 생각하죠.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차를 사 달라고 하는 순간 모임은 깨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나중에 차 살 일 있을 때 저한테 연락이나 한 번 달라’고만 합니다. 그리고 모임에서 꾸준히 제가 누군가를 속일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죠. 가끔 후배들이 1주일만 따라다니며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나는 그냥 놀기만 한다’고 해요. 사람들하고 잘 노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판매왕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 조절도 필수다. “화를 내는 건 3초지만 사과하는 데는 3일이 걸립니다. 지금 당장 손해 보더라도 끝까지 성의있게 손님을 대하면 다른 손님까지 소개해줘 결국은 플러스가 됩니다. 손해 본다고 감정을 드러내면 그 손님은 영원히 손해로 끝나고 말죠.”
12년째 판매왕을 하고 있지만 자동차 영업사원이라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이 된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2012년께다.
“하루는 아들이 제 명함을 한 통 가져가더니 학교 친구들 책상에 좍 깔고는 ‘우리 아빠 판매왕이다’라며 자랑했다는 거예요. 아들 덕분에 선생님과 학부모 고객도 생겼어요. 그때부터는 세일즈맨이라는 걸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기아자동차 최초로 누적 5000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박광주 기아차 테헤란로지점 영업부장(사진)은 인터뷰 내내 “진정성밖에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1994년 기아차에 입사한 그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전국 10위권 내 세일즈맨에게 주어지는 ‘기아 판매왕’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입사 18년차인 2012년 8월 3000대를 달성했고 이후 22개월 만에 1000대를 추가해 4000대, 또 8개월 만에 1000대를 더해 5000대 기록을 세웠다.
“입사 후 10년 가까이 그저 고객이 부르면 달려가고 온갖 넋두리를 다 들었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다른 영업사원에게 사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해드리려고 했죠. 그랬더니 차를 산 고객이 3~4년 후에 다시 구입하는 것은 물론 다른 고객도 소개해 주더군요. 입사 첫해 거래를 시작해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 건설업체 사장도 있습니다.”
박 부장이 최근 판매량을 크게 늘린 데는 카셰어링(시간제 렌터카) 업체 쏘카와의 인연이 큰 몫을 했다. 2011년 11월 김지만 대표가 벤처기업으로 설립한 쏘카는 현재 운영 차량 2000대를 보유한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로 성장했지만 박 부장을 만나던 2013년 초까지만 해도 운영 차량이 200대도 안 되는 소규모 업체였다.
“당시 쏘카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습니다. 서울시의 투자 주선 확약까지 받았지만 보유 차량이 부족해 시가 자금 집행을 미루고 있었죠. 자금이 부족한 업체에 차를 대량으로 파는 회사를 찾기도 어려웠고요. 아는 사람 소개로 김 대표를 만나 보니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돈 7억원을 넣은 통장을 회사에 보증으로 제출하고 95대를 쏘카에 보냈습니다. 그 이후 쏘카가 구매하는 기아차 대부분을 공급하는 관계가 됐습니다.”
박 부장의 휴대폰에 등록된 카카오톡 친구는 5000명이 넘는다. 골프, 등산, 동향(경북 안동) 출신 등 그가 조직한 모임도 1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그는 지인에게나 모임에서 한 번도 ‘차 사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제가 모임을 만들면 다들 차 팔려고 한다고 생각하죠.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차를 사 달라고 하는 순간 모임은 깨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나중에 차 살 일 있을 때 저한테 연락이나 한 번 달라’고만 합니다. 그리고 모임에서 꾸준히 제가 누군가를 속일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죠. 가끔 후배들이 1주일만 따라다니며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나는 그냥 놀기만 한다’고 해요. 사람들하고 잘 노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판매왕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 조절도 필수다. “화를 내는 건 3초지만 사과하는 데는 3일이 걸립니다. 지금 당장 손해 보더라도 끝까지 성의있게 손님을 대하면 다른 손님까지 소개해줘 결국은 플러스가 됩니다. 손해 본다고 감정을 드러내면 그 손님은 영원히 손해로 끝나고 말죠.”
12년째 판매왕을 하고 있지만 자동차 영업사원이라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이 된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2012년께다.
“하루는 아들이 제 명함을 한 통 가져가더니 학교 친구들 책상에 좍 깔고는 ‘우리 아빠 판매왕이다’라며 자랑했다는 거예요. 아들 덕분에 선생님과 학부모 고객도 생겼어요. 그때부터는 세일즈맨이라는 걸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