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 울산과학기술대 교수(왼쪽)와 연구원들이 마이크로-나노패턴이 그려진 웨이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김태성 울산과학기술대 교수(왼쪽)와 연구원들이 마이크로-나노패턴이 그려진 웨이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나노 단위의 균열(crack)을 조절해 초미세 무늬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김태성 울산과학기술대(UNIST)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반도체 등에 미세 패턴을 그리는 공정에서 생기는 초미세 균열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100원짜리 동전 크기(가로, 세로 각각 2㎝)에 균열로 그린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
100원짜리 동전 크기(가로, 세로 각각 2㎝)에 균열로 그린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
이 기술을 활용하면 10일 정도 걸려야 하는 나노 패턴을 30분 만에 만들 수 있다. 균열의 길이와 두께 등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하다. 현재 미세 패턴은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만든다. 이 방식으로는 마이크로 단위까지 무늬를 그릴 수 있지만 나노 단위의 무늬는 전자빔 식각 등 고가의 장비를 써야 하는 데다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었다. 김 교수팀은 기존 과정은 그대로 쓰면서 쪼이는 빛 에너지의 양에 따라 균열을 자유롭게 조절해 나노 단위의 무늬를 새기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활용해 100원짜리 동전 면적에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새긴 마이크로-나노 무늬를 선보였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소재는 물론 기계, 전기, 전자, 바이오, 화학, 환경, 에너지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월18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