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6조2000억…도사리고 있는 '매물 폭탄'
증권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액이 유럽 재정위기 이전 수준인 6조2000억원대로 커졌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6조2230억원으로 2011년 8월8일(6조3420억원)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신용 잔액이 많았다. 코스닥시장 신용 잔액은 3조2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의 7분의 1 수준이지만 코스닥시장 상승세로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의 신용 잔액을 추월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뚫은 유가증권시장도 18일 기준 2조9270억원의 신용 잔액이 쌓이며 이달 들어서만 2000억여원이 늘었다.

신용융자 비율이 높은 기업은 하락장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내에 상·하한가가 현행 15%에서 30%로 조정될 경우 증권사의 담보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신용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은 담보조정에 따라 투매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 서린바이오가 신용융자 비율이 11.76%로 가장 높았다. 에스텍(10.12%)과 팬엔터테인먼트(10.04%), 컴투스(9.14%) 등이 뒤를 이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